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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난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영화속의 성공학]열번째 글..생활의 발견

영화속의 성공학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05.05.13 12:17|조회 : 2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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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영화 속 이야기는 물론 현실속에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기엔 세상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온갖 일들이 오롯이 녹아있지요. 이에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삶의 모습속에서 참된 삶과 진정한 성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함께 가져보고자 합니다.
평론가들의 말을 빌면 홍상수 감독은 '한국영화의 리얼리즘에 관한 교과서를 새로 쓰게 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전문가들의 평에 괜한 겁을 집어먹을 필요는 없겠다. 홍상수의 영화들이 이해가 안 될 정도까지 난해하다고 할 만한 건 아니니까.

지금 난 어떤 삶을 살고 있나
하지만 보는 사람을 다소 불편하게 하는 건 사실이다. 영화가 말 그대로 너무 '사실적'이어서다. 영화 '생활의 발견'도 마찬가지다.

왜 그런 우스개 소리 있지 않나. 주위 사람이 자신의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다 알고 있으면 '죽어줘야 겠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군'이라는 농담말이다.

영화는 정말 그런 기분이 들게 한다. 마치 내게 일어났던 일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감독은 우리들의 일상에 생생하고 건조한 카메라를 들이댄다.

생활의 발견이라…. 왜 그런 제목을 붙였을까. 뭘 발견한단 소린지.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나만의 답을 찾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문제에선 정답이 없다)

감독이 생활에서 발견해 낸 것은 '인생이 자기 맘대로 안 된다'라는 명제가 아닐까. 영화속 주인공 경수는 세상이 제 맘대로 안되는 걸 알아낸 거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머리로 모른다는 얘기가 아니라, 가슴으로 못 느낀다는 얘기다.

꽤 알려진 연극배우 경수는 춘천에 사는 선배한테 놀러간다. 처음으로 출현한 영화가 망한 후, 100만원 정도의 개런티를 억지로 영화사에서 받아 들고서. 거기서 선배가 맘속으로 좋아하던 무용강사 명숙과 눈이 맞아 '원 나잇 스탠드'를 즐긴다. 무용강사는 경수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달라지만, 경수는 내키지 않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경수는 춘천에서 경주로 여행을 떠난다. 기차안에서 유부녀 선영을 만난다. 선영이 경수에게 말해주기전까지 경수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어렸을 적 경수가 불량배에게서 구해준 사람이었다. 경수는 그녀에게 호감을 느껴 경주에서 그녀를 따라가 집을 찾아낸다. 그녀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국립대학교 교수에게 시집갔다. 그녀와 교수는 주말부부다.

경수는 그녀를 불러내고 육체관계를 포함한 밀회를 즐긴다. 경주에서 지내는 며칠동안 둘 사이의 감정은 좀 더 복잡해진다. 단순히 사랑이 깊어져 간다고 하기엔 좀 그런 이상한 분위기다.

그런 경험이 없어서 이해는 되지 않지만, 경수와 선영같은 관계도 있을 법 한 것 같다. 어쨌건 경수는 점점 그녀에게 빠져든다. 그러나 선영은 그녀를 둘러싼 현실에서 빠져 나오려 하지 않는다. 경수와 같이 간 점집에서도 남편이 크게 될 거라는 점괘에 입을 다물지 못 한다.

(여기서 잠깐. 선영이 경수와 바람을 필 동안 그녀의 남편은 춘천에서 묘령의 여자와 즐긴다. 남편은 경수가 춘천에서 무용강사와 뱃놀이를 할 때 경수에게 담배불을 빌린다. 눈썰미가 조금만 있으면 알아챌 수 있다. 대개 세상일은 다 그렇게 엮인다.)

연애를 포함해 세상 가운데 자기 맘대로 되는 건 별로 없다. 인생이 원래 그런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든다. 삶이 내 맘대로 안된다는 걸 가슴으로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면, 과연 그때 난 어떤 식으로 행동하게 될까. 막 살게 될까. 그래도 발버둥치며 좀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게 될까.

과연 지금의 나는 어떤 종류의 삶을 살고 있는걸까.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에 충실한 명숙 같은 삶일까. 주어지는 상황에 무기력하게 순응하는 경수 같은 인생일까. 아니면 현실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그것이 주는 달콤함을 채 버리지 못하는 선영이 나의 모습은 아닐까.

앞으로 내게 주어진 삶 속에서 도대체 어떤 것을 발견해 가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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