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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인간지표가 될 수 있다'

김정훈의 증시 따라잡기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위원 |입력 : 2005.11.24 07:47|조회 : 1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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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가 인간을 만들었다. 다른 피조물들보다 특별히 신경써서 만들었기 때문에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불만이 있다. 주식에 관한 한 우리는 장애자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2003년 3월 KOSPI 500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몇배가 뛴 종목이 수두룩하다. 그동안에도 내려간 주식은 있다. 그러나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상식적으로 이런 장에서 손해를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데 주변에 특히 개인투자자중에서 돈 번 사람이 별로 없다. 이런장에서 손실을 본다는 것은 웬만한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몇 개 안되는 깨질 주식을 절묘하게 골라서 사고 팔아야 한다. 아니면 오르는 주식도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아서 최고의 기술로 돈을 잃고 빠져 나와야 한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이 같은 기막힌 재주를 가지고 이땅에 태어났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도 타고난 기막힌 재주를 끝까지 고수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인간지표'이다.
주식시장과 종목의 변곡점을 예상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장과 항상 반대로 움직이는 인간지표를 잘 활용한다면 신의 영역에 도전할 수 있다.

아버지 친구분 중에서 섬유사업을 하시는 분이 있다. 대부분 건설업에 종사하신 아버지 친구분들과는 달리 그분은 IMF 한파를 잘 비켜 나갔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다 보니 그 여세를 몰아 남들이 하면 손해 본다는 주식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남들이 손해 보는 것 이상으로 돈을 잃었다. 사업에서 성공했듯이 주식을 잘하기 위해서 노력도 많이 했다. 신문이라는 신문은 다 읽어 보고 챠트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러나 또 돈을 잃었다. 2002년에 주식을 시작했기 때문에 시장 때문에 손해 본 것도 있다.

어쨌든 주식이 어렵다고 생각한 그분은 아버지한테 구조요청을 했다. 친구 아들이 경제신문에도 나오고 간혹 TV에 나와서 그럴듯하게 얘기하는 것을 본 모양이다.

2003년 봄에 그분의 전화를 받았다. 한진해운과 SK를 적어도 1년 가져가면 수익이 날 것이라 권고한 바 있다(개인적으로는 운이 좋았다). 다만, 두 종목은 소위 선수들이 매매해도 제대로 못 먹는 주식이기 때문에 사서 묻어 두라고 당부했다.

1년이 지나서 이들 주가는 다섯배 가량 올랐다. 그런데 전화가 없다. 개인투자자들은 돈을 벌어도 전화하고 잃어도 전화하기 때문에 약간 궁금했다.
알고 보니 아버지 친구분은 SK와 한진해운으로 단타를 쳤다고 한다. 주가가 5배 올라가는 동안 계좌는 반토막이 넘게 났다. 주로 고점에 사서 저점에 정확하게 팔았기 때문이다. 환갑이 지나도록 인생에서 크게 실패해 보지도 않았는데 말년에 주식이라는 놈을 만나 완전 스타일이 구겨진 셈이다.

그 분은 본업에 대한 뜨거운 열정만큼이나 주식시장에 강한 열정을 품고 있었을 것이다. 뜨겁다 보니 자주 열 받는 경우가 많아졌을테고 열 받아서 열심히 공부도 했을 것이다. 공부해서 제대로 봤는데 또 반대로 가서 더 열 받았을 것이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주식이 아니라 본업으로 돈을 잘 벌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주식으로 자존심이 구겨졌으나 본업이 잘되니 투자를 하는데 있어 잘못된 습관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본업에서 돈 벌어서 주식시장에 수업료로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셈이다. 아직도 전화가 오지 않는 걸 보면 여전히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주식시장은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시장이다. 주변에 가까운 분들을 인간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보면 인정미도 없다. 물론 인간지표가 되기 전 까지는 인간지표가 되지 않는 방법을 권고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습관을 고치지 못한다면 그는 인간지표가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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