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82.58 690.81 1125.80
▼17.98 ▼11.32 ▼2.8
-0.86% -1.61% -0.25%
양악수술배너 (11/12)KMA 컨퍼런스 배너 (11/9~11/22)
블록체인 가상화폐

편견은 사랑을 방해한다

[영화속의 성공학]스물여섯번째 글..오만과 편견

영화속의 성공학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입력 : 2006.04.02 08:03|조회 : 34716
폰트크기
기사공유
# 1.

요즘 나온 경제·경영서 가운데 '블링크 : 첫 2초의 힘'이라는 책이 꽤 인기란다. '블링크(Blink)'가 뭔 소리냐고. 쉽게 말해 '척 봐서 알 수 있어야 한다'라는 뜻이다.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요즘, 일일히 재보고 따져보지 말고 '필'받는 느낌대로 행동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뭐, 그래야 요즘 세상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블링크라는 말에는 평소 지식과 경험, 그리고 사람보는 눈을 잘 닦아 둬야 한단 전제가 깔려 있다. 중요한 것은 '눈깜짝 할 사이'(blink) 결정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평소 갈고 닦아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순식간에 결정하는 건 결코 아무나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오랫동안 쌓인 경험과 직관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먼저 곰삭은 내공을 쌓을 생각보다는 '순식간'이라는 말이 주는 속도감에만 매료당하기 일쑤다. 사실 빨리 결정하는 것보다는 잘 결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후자다.

사람은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인 동물에 훨씬 가깝다. 합리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인 요소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단 얘기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편견에 휩싸인다. 얼마 되지도 않은 자신만의 지식과 경험에 의해 사물과 사람들을 제 멋대로 재단해버리곤 한다.

편견엔 명확한 논리나 이유가 없다. 척 보고선 그저 그렇다고 그냥 믿어버리는 거다. 그래서 편견은 무섭다. 더구나 사람은 자기가 믿는 것이 절대 옳다고 여기는 나쁜 습관이 있다. 한번 그렇다고 여긴 일을 쉽게 바꾸려고도 하지 않는다. 편견을 가지게 된 이유나 근거가 명확하지 않을수록 명확한 반대의 증거를 보여줘도 쉽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심한 경우, 편견은 때론 폭력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옳은 일을 설명해도, 이미 내가 그렇다고 이미 믿어버렸기 때문에 도저히 설득할 수 없다. 특히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정도가 더 심하다. 좋은 사람이나 옳은 일을 편견때문에 함께 할 수 없다는 건 정말 불행한 일이다. "편견은 우리에게 행복을 앗아가는 주범이다." 18세기 여류 지식인 샤틀레 부인의 말이다.

# 2.

편견은 사랑을 방해한다
영화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의 동명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화 속 배경이 됐던 당시 영국은 여성에겐 변변한 직업도 재산권도 주어지지 않던 불합리한 시대였다.

그래서 여성이 인생을 걸어야 했던 건 당연히 결혼이었다. 따라서 표면적인 줄거리는 씩씩하고 아름다운 처녀가 귀족 집안의 사려깊고 좋은 남자를 만난다는 신데렐라 스토리로 보인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측면에만 머물렀다면 원작이 대표적인 문학작품으로까지 평가받을 수 없었을 거다. 영화로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거고.

영화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뿐 아니라, 인생의 지혜가 소복이 담겨 있다. 특히 영화는 로맨스물이기 전에,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인지에 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일단 먼저 소설이나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위해 남녀 주인공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여주인공인 베넷 집안의 둘째딸 엘리자베스. 그녀는 활달하고 솔직하며, 사랑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가진 멋진 여성이다. 하지만 그녀는 귀족집안의 부자 청년 다아씨에 대한 첫인상으로 인해 그가 오만하다고 오해하게 된다. 또 남자 주인공인 다아씨는 모든 걸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정작 자신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그런 인물이다.

자, 그럼 지금부터 다아씨와 엘리자베스를 통해 우리가 흔히 빠지기 쉬운 실수에 대해 생각해본다. 먼저 다아씨부터 시작한다.

# 3.

다아씨는 사실 상류층 여성들의 천박한 측면에 조금은 질려 있는 상태다. 그는 너무나 조건이 완벽하다. 집안좋고 돈 많고 잘 생기기까지 했다. 여자라면 과히 욕심을 낼 만한 남자다. 하지만 대부분 여자들은 그에 대해 이해하려 하기 보단 그의 조건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일까. 다아씨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태도 뿐 아니라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이성적이다. 그렇게 인간미 없어보이는 냉철한 스타일은 그를 자신의 본 모습과는 전혀 다른 오만한 사람으로 비춰지게 만든다. 속으로는 따뜻한 마음과 열정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스스로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오만한 사람이라는 편견을 갖도록 일정부분 자초하고 있었던 셈이다.

더구나 사람은 자기보다 잘 난 사람에게 콤플렉스를 가지게 마련이다. 이 대목에서 좀 더 냉정하게 이야기를 해보자. 완벽한 조건의 다아씨가 자신에 대해 호의적이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다아씨의 결함을 찾아 험담을 하게 돼 있다.

(이 대목에서 잠깐. 꼭 설명하고 넘어갈 일이 있다. 이 이야기는 여성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가 결코 아니다. 다아씨의 실수에 관해 이야기 하면서 남성인 다아씨가 살 수 있는 오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즉 다아씨가 남성이므로 반대편의 여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즉 반대의 경우라도 마찬가지며, 이런 인간의 보편적 속성은 '여우와 신포도' 우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우리 조상님들이 남긴 교훈을 떠올리게 된다. '부자 몸 조심'이라는 얘기 말이다. 잘 날수록,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더 다정하고 인간적이며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쓸 데 없는 오해를 안 산다. '난 정말 안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돼'라는 한탄은 아무리 해봐야 소용없다. 사람 사는 세상이 그런거라면 거기에 맞춰 살아야 한다. 별 도리 없다.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기보다 감정에 훨씬 크게 좌우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옳고 그른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마음에 드느냐, 안 드느냐는 정서적인 문제다. 특히 심리학 책들을 살펴보면, 여성들의 경우가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다. 남성들은 이런 사실을 명심하자. 사회생활은 물론이고, 애정전선에서도 옳고 그름이나 논리는 생각보단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마음이 통하느냐의 여부다.

# 4.

자, 이젠 엘리자베스를 살펴보자. 그녀는 앞에서도 설명했듯 결혼은 진정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 한다는 확고한 가치관을 가진 당당한 여성이다. 남성에게 의존해야 하는 시대에도 자신의 주체성과 애정관을 확고하게 가진 여성인 셈이다.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다는건 오히려 다행한 일이야. 만약 모든 준비가 완벽하다면 실망하는 일이 반드시 생길 테니까." 그녀의 말이다. 이 얼마나 지혜롭고 긍정적인 생각인가. 정말 멋지지 않는가.

하지만 처음 그녀는 진짜 '진국'인 다아씨를 섣부르게 오만한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그녀의 저지른 실수는 그 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그렇다고 믿은 부분에 맞춰 이후 모든 일을 그 잣대에 맞춰 생각했다는 점이다.

그에게도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넓은 마음으로 생각하지는 않고, 다아씨를 오만하다고 생각한 다음부터는 모든 다아씨의 행동을 자신이 본 첫인상의 잣대에 맞춰 생각한다. 때문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하마터면 사랑을 잃어버릴 뻔 하기도 했다. 또 사기꾼 위컴 대위의 말만 믿고 '진정한 신사' 다아씨를 옹졸하고 편협한 사람으로 여기기도 한다.

우리들은 흔히 내성적이거나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오만하다고 오해한다. 그 속에 인간적이고 따뜻한 마음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도 말이다. 또 그렇게 한번 믿어버리면 때론 극단적으로 그가 하는 모든 행동들을 미워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물론 겉으로 보이는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에 대해 첫인상만으로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고 있진 않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남자의 입장에서 볼 때, 남녀간의 애정문제에서 여성들이 흔히 가지는 편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 넘어가자. 좀 더 객관적인 설명을 위해 문화평론가 김지룡씨와 재테크 전문가인 이상건씨가 함께 쓴 '이런 남자 제발 만나지 마라'에서 읽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겠다.

# 5.

여성들은 당연히 달콤한 스타일의 남성을 좋아한다. 특히 자신에게 쏟아지는 애정공세들을 '사랑의 증거'라고 여긴다. 물론 표현하는 사랑이 더 아름답고,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을 때 더 행복해진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겉으로 보이는 달콤함에 현혹되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영화 속에선 위컴 대위와 다아씨가 정말 대비되는 인물이다. 위컴 대위는 잘 생긴데다 말도 잘 하고 여성에게 호의적이다. 매력적인 이 남자에게 대부분 여성들은 빠져든다. 하지만 위컴 대위는 달콤한 말로 여자를 꼬드겨 돈이나 울궈먹는 요새말로 '제비족'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처음 엘리자베스는 위컴의 말만 믿고 무뚝뚝한 다아씨를 별로 신용하지 않는다.

달콤한 사람이 반드시 좋은 사람은 아니다. 좋은 사람은 무뚝뚝한 사람 중에도 많이 있다. 그런데도 많은 여성들이 '달콤한 남자=멋지고 좋은 남자, 무뚝뚝한 남자=고루하고 가부장적인 남자'라는 등식에 사로 잡혀 있다. 그러나 정말 달콤하게 다가오는 남자들 가운데선, 목적(육체나 금전)을 달성하면 얼굴을 바꾸는 경우가 제법 많다. 정말 좋은 남자는 자신이 어렵고 힘겨울 때 잘해주는 남자다.

또 결혼테크라는 관점에서도 생각해보자. 만약 누군가 자신을 매일 차로 태워다 주는 남자가 있다고 치자. 사실 그런 정성이라면 어떤 여자라도 감복하게 된다. 아, 내가 생각해도 정말 달콤하다. 하지만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재벌2세를 제외하고 결혼 적령기의 20,30대 남자라면 자신의 분야에서 정신없이 노력해야 할 시기다. 일에 미쳐야 할 나이고 그래서 정말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다.

사랑에 빠진 남자라면 누구나 자기여자에게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다. 하지만 평소 전화 등으로 자기의 마음만 표현하는 정도에 그치고, 그 시간을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제대로 된 남자다. 매일 차로 태워다주는 그런 남자를 바란다는 건 재벌2세를 만나기 바라는 마음과 별반 다른 바가 없다. 물론 그렇게만 되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그렇게 자신이라도 쉽게 못 할 일을 남자에게 바라는 건 성숙한 사랑의 태도가 아니다. 그런면에서 엘리자베스의 말은 정말로 지혜롭다. "You may only call me 'Mrs. Darcy' when you are completely, perfectly, incandescently happy." (당신이 가장 완벽하고 최고로 행복할때 '다아씨 부인'이라고 불러요) 여성의 권익이 낮은 시대였음에도, 배우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성숙한 사랑의 표현이다.

그렇다고 남자들도 '마음이면 되지'라며 그저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 평소 회사에서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전화기를 들자.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하는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매일의 그 사소한 1분이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평생토록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5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박정욱  | 2006.04.03 11:16

제대로된 남자를 떠나서.. 제대로된 사람이란..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그게 돈없고 어릴 때는 능력개발도 해야되고.. 틈틈히 짬내어 여자친구 집까지 태...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