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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소비는 악덕이다!

GNP보다 GNH..많이 만들고 쓴다고 많이 행복한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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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만땅!"을 외치며 기름을 넣었다. 그렇게 꽉 채우고 나면 끝까지 올라간 눈금이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요즘에는 몇만원어치 기름을 넣고 눈금을 살핀다. 지갑이 가벼워졌는데 눈금은 팍팍 오르지 않는다. 하루이틀 달리면 또 주저주저하며 기름을 넣어야 한다.
 
기름값이 치솟으니 '절약이 미덕'이란 걸 알겠다. 역시 부족해야 귀한 줄 안다. 우리나라에만 자동차가 1500만대다. 미국은 2억2000만대, 일본은 9000만대다. 쉬지 않고 달리는 이 차들을 보면 '지구상에 정말 석유가 많이 묻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자원은 유한하다. 석유는 앞으로 70∼80년이면 고갈된다고 한다. 확인된 가채매장량이 1조 배럴이고 하루 소비량은 6900만 배럴이라니 이 기준으로는 40년이면 바닥이 난다. 바로 2046년의 일이다.

기왕 숫자가 나왔으니 좀더 계산을 해보자. 1배럴은 158.9ℓ다. 그렇다면 휘발유 1배럴은 1ℓ에 1550원씩 쳐서 24만6295원이다. 차 1대가 한달에 1배럴씩 기름을 쓴다고 하면 우리나라 1500만 차량은 연간 1억8000만 배럴의 기름을 쓰게 된다. 주유소에서 이 정도 기름을 넣으면 44조3331억원어치다.

복잡한 숫자에 머리가 아프지만 정말 비싼 기름을 엄청 많이 쓰고 있다는 건 알겠다. 그렇다면 요즘은 '소비가 미덕'이라는데 이 귀하고 비싼 기름도 넉넉하게 쓰는게 미덕인가?

적어도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남들 눈치보지 말고 차도 큰 것으로 바꾸고, 기름도 길거리에 뿌리고 다녀야 경제가 돌아가는게 아닌가? 돈이야 돌아서 돈이니 돌리지 않으면 돈이 아니고 경제도 꽉 막히는게 아닌가?
 
절약과 저축을 미덕으로 배운 나는 헷갈린다. 요즘 한국은행은 '저축의 날'(매년 10월 마지막 화요일)이 되면 누가 어떻게 아끼고 모아 목돈을 만들었다는 미담을 홍보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린다.

예전에는 구두닦이, 신문팔이, 시장 아줌마의 눈물나는 사연을 전하고, 유명 스타의 구두쇠 습관도 알리면서 분위기를 띄웠는데 요즘에는 그게 아닌 것 같다. 기자도 이 기사를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린다.

곳곳에서 소비를 부추기는 것을 보면 차라리 '저축의 날' 대신 '소비의 날'을 정해 누가 얼마나 돈을 펑펑 잘 쓰는지를 취재해서 알리는게 나을 듯 싶다.

그러나 어떤 소비든 그것은 유한한 자원을 쓰는 것이다. 생태적 순환이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파괴적 소비'는 지속 불가능하다. 가진 것보다 많이 쓰는 소비도 오래 갈 수 없다. 얼마전 카드대란이 꼭 그랬다. 그런데 또 다시 돈줄이 막혔느니, 지갑이 닫혔느니 하면서 소비를 조장하는게 영 마땅치 않다.
 
많이 쓰면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국민총생산(GNP)은 늘어나고 경제는 성장한다. 세계는 이런 '대량생산-대량소비'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공장은 밤낮으로 돌아가고, 넘치는 물건은 팔아야 한다. 없는 욕구는 만들어내고, 있는 욕구는 부풀려서 물건을 쓰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풍요 속에 덫이 있다. 세계화와 경쟁의 생존논리가 득세하면서 스트레스는 늘고, 인심은 박해진다. GNP가 늘어난다고 반드시 GNH(Gross National Happiness,국민총행복)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쉽게 말해 많이 만들고 많이 쓴다고 많이 행복한 건 아니다.

오히려 지속가능한 성장은 덜 만들고, 덜 갖고, 덜 쓰는 쪽에 있다. 더 나누고, 더 누리고, 더 즐기려면 '과잉생산-과잉소비'의 숨가쁜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국민총행복도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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