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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엇갈린 미국의 두 마을

김준형의뉴욕리포트 머니투데이 뉴욕=유승호 특파원 |입력 : 2006.12.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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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였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의 쇠락, 그리고 일본 토요타 자동차의 질주는 미국 작은 두 도시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불과 반세기전 진주만을 폭격했던 일본의 자동차회사가 미국 켄터키주 작은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이 됐다. 반면 세계 자동차생산의 메카로 불리던 디트로이트 인근의 작은 마을은 실업자와 범죄가 들끓는 가련한 마을로 전락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GM,포드와 토요타의 성쇄에 따라 극명하게 명암이 엇갈린 미국의 두 마을을 소개했다.

20년전 미시간주 리보니아시는 번성하는 디트로이트 위성도시였다. 헤르메스, 샤넬 등 값비싼 패션상품을 파는 근사한 몰에는 로맨틱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주민들로 가득 채워졌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회사의 본부가 20마일 인근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당시 75번 고속도로를 타고 300마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었던 켄터키주 조지타운은 버본 위스키가 나오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외식할 수 있는 식당이 단 하나 밖에 없었다.

20년후 두 도시의 모습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리보니아는 디트로이트 자동차회사들이 공장 문을 닫고 노동자들을 해고하면서 급력히 쭈그러들고 있다. 지난주 포드자동차는 3만명에게 1만4000달러를 주는 명예퇴직을 발표했고 GM은 올해 7만명에게 명예퇴직을 권고했다.

반면 켄터키주의 조지타운은 도요타가 50억달러를 투자한 뒤 새로운 학교들과 호텔들이 들어서고 토요타에 납품할 중소기업들이 가득 들어섰다.

20년만에 미시간주의 자동차 관련 일자리는 34% 줄어들었으나 캔터키주의 자동차관련 일자리는 152% 늘었다. 조지타운에는 토요타가 세계 정상의 자동차회사로 뻗어나가기를 바라는 '(미국인) 토요타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리보니아시는 최근 90명의 시 직원을 해고하고 시 예산도 500만달러 축소했다. 7개 초등학교가 올 가을에 문을 닫았다. 올 여름에는 '원더랜드'라는 쇼핑센터가 폐쇄됐다. 3년전만해도 이사 나가는 사람과 들어오는 사람이 비슷했는데 올해에는 나가는 사람이 들어오는 사람의 3배로 늘어났다. 리보니아시 사수를 외치는 사람도 있지만 늘어나는 범죄 때문에 걱정이다.

리보니아시의 인구는 자동차 노동자가 몰려들기 전인 1950년 1만8000명이었던 것이 1970년대에 12만명으로 늘어났으나 이제 10만명이 채 안된다. 리보니아 중심가에서 펼쳐졌던 퍼레이드는 몇년전에 중단됐고 중심도로 플리머쓰 로드의 상가들은 대부분 비어있다.

20년전 켄터키주의 작은 마을 조지타운에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맥도널드 가게 하나였다. 당시 켄터키주의 여성 주지사 마타 레인 콜린스는 북쪽의 오하이오주가 혼다 공장을, 테네시주가 닛산 공장을 유치한 것에 자극받아 일본으로 찾아가 토요타를 방문했다.

그녀는 조지타운이 75번과 64년 고속도로와 인접, 교통편의성 등이 뛰어나다며 토요타를 설득했다. 토요타가 망설이고 있을 때 그녀는 1억4700만달러에 달하는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시했다. 오하이오주가 혼다에 제공한 것의 30배에 달하는 것이어서 당시 논란이 빚어졌지만 주의회가 이를 수용하도록 했다. 이것은 나중에 앨러배머주가 메르세데츠벤츠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제시한 금액의 절반에 해당된다.

처음엔 인센티브에 대한 논란, 일본 기업에 대한 반감 등이 있었지만 토요타는 어렵지않게 켄터키주의 일원으로 스며들었다.

12년전 조지타운의 슈퍼마켓 여성 매니저였던 체릴 존스씨는 이제 토요타 조지타운공장의 부사장이 됐다. 공장 경험이 전혀없던 그녀는 이제 멕시코에 토요타 새 공장을 여는 것을 돕기 위해 분주하다. 그녀는 "토요타 때문에 세계 안가본 곳이 없다"고 자랑스러워 한다.

조지타운시는 퇴근길 교통체증이 일어날 정도로 인구가 늘었다. 20년만에 인구가 두 배로 늘어 2만명이 됐고 10개 가량의 외곽마을이 생겨났다. 조지타운시는 레크레이션센터를 건설한데 이어 최근 스케이트보드 공원, 초.중.고등학교들을 새로 완공했다. 조지타운 주민들은 켄터키주 미식축구팀인 신시네티 뱅걸스가 '토요타 스타디움'에서 하계훈련을 하는 것을 구경할 수 있게돼 즐겁기만 하다.

미시간주 리보니아시와 켄터키주 조지타운의 '전설'은 비단 남의 이야기일까?

지난 10월 20일 현대.기아차가 글로벌생산거점으로 육성키 위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기아차공장을 준공한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갔었다. 웨스트포인트 시내 곳곳에는 "웰컴 기아"라고 쓰여진 플래카드가 붙어있었다. 행사장 입구에 경찰차들이 줄지어서 귀빈들을 안내했다. 행사장으로 가는 길가에는 허물어져가는 작은 공장들이 눈에 띄었다.

웨스트포인트시가 예전 섬유공장들이 운영되던 도시였으나 이들 공장이 문을 닫자 쇄락한 도시로 변모했었다고 한다. 그러니 조지아주 사상 최대 외국인 투자 공장인 현대.기아차 공장이 들어서는데 고무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조지아주는 10억달러를 투자하는 현대.기아차에 총 4억1000만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켄터키주가 20년전 50억달러를 투자하는 토요타에 1억4700만달러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도 논란에 시달렸던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인센티브다. 미국의 각 주들이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얼마나 혈안이 돼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차 앨러배마공장이 있는 몽고메리시에서도 미국인 현지 직원들이 현대차 점퍼를 입고 다니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현대차 직원들은 한국공장보다 많지 않은 연봉인데도 그 시골마을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봉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상점에 들어가면 대접을 받게 되고, 심지어 음주운전에 걸려도 현대차 점퍼를 입고 있으면 봐준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로 몽고메리시에서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한다.

최근 '한국 기업들은 모두 은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금 사정이 풍부한데도 한국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후진국도 아닌 선진국 지방정부가 천문학적인 인센티브를 내밀며 칙사 대접을 해주니 해외투자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수년째 바닥을 기고 있는 한국의 기업 설비투자가 늘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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