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돌아서고 있다

코스피가 1480포인트선을 넘어서며 사상최고치를 다시 갱신했다. 주가상승의 배경에는 글로벌악재의 약화 및 경기호전 가능성이 자리잡고 있지만, 현실적인 시장환경변화로 외국인의 수급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5월 중순부터 적극적인 매도세로 전환하여 12월 중순까지 7개월간 12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동기간에 코스피는 5%수준의 상승에 머뭄으로써 외국인 매도세가 한국 주식시장의 탄력적인 상승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이 기간 중에는 인도, 대만, 태국 등 대부분의 이머징마켓들로 매수세가 유입되었으나 한국시장만 매도세를 보여 외국인 매매의 차별적인 흐름이 나타났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주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이 2조1000억원의 순매수세로 전환함에 따라 수급측면에서의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동기간 코스피가 7.8% 상승함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집중력이 지수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 기간 중에 개인이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한 반면 기관은 매도우위로(-4조2000억원) 전환돼 외국인 매수세와 상반된 매매흐름을 보여줬다.






최근 이머징 아시아시장에서 부분적인 Mean Reversion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즉 2월말 중국발 악재 발생이전과 이후의 각국별 수익률에서 평균회귀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꾸준히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한국, 홍콩, 대만, 태국의 경우 올초이후 2월말까지 (-)수익률 혹은 소폭 강세를 보였으나 3월 이후에는 상승흐름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3월 이후 오히려 수익률이 둔화됐으며 중국과 싱가포르시장도 급락세를 회복한 이후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머징 아시아시장의 변화는 표면적으로는 외국인매매 등 수급적인 변화로 나타났지만, 본질적으로는 밸류에이션(Valuation)의 매력도 변화에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단적인 예로 중국 상해지수(A)가 1월말 PER(12M Fwd)이 16.1배를 기록하여 한국시장과 비교할 때 밸류에이션 갭(Valuation Gap)이 최대치를 기록한 후 급락국면이 발생했었다(이는 2004년 4월 차이나쇼크(China Shock)직전에 발생한 Valuation Gap보다 더 큰 것이었다).

즉, 현재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하여 한국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Valuation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한국시장의 Valuation 매력도가 살아나고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지된다면 이머징마켓에서의 코스피의 상대적 강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