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불이 나면 하던 싸움도 멈춰야"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심각한 위기 상황에 한가롭게 여와 야, 노와 사, 보수와 진보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며 "불이 났을 때는 하던 싸움도 멈춰야 한다"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합을 촉구했다.

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KBS1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제3차 라디오연설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뭉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격차는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G20 회의에 참석한 많은 정상과 전문가들이 한 결 같이 내년도 세계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고, 한국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이 늘고 있다"며 "지금은 사력을 다해 목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서민과 일자리, 중소기업을 우선 한다는 원칙 아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은행은 낮은 금리로 필요한 곳에 자금을 공급하고 노사는 고통을 분담하는 지혜를 발휘하고 정치권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입법에 하나가 되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결국은 뭐니 뭐니 해도 일자리 인 만큼 실물 경제를 살리려는 모든 노력도 결국은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데로 모아져야 한다"며 "전 국민이 힘을 모아서 꼭 이뤄내자"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전날 폐막한 G20 회의의 성과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영국, 브라질과 함께 G20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의 이행을 주관할 나라로 선정되는 등 이번 회의에서 뜻 깊은 일이 있었다"며 "새로운 경제금융질서를 만드는데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선진국과 신흥국, 서구와 아시아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실용적이고 능동적인 외교로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대통령으로서 한 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에서 남미로 이동해야 하는데, 아마 여러분이 라디오 연설을 들으시는 동안 브라질 상파울로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 있을 것 같다"며 "우리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방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약 8분 분량인 이번 라디오 연설을 15일(현지시각) 저녁 G20 회의 일정을 마친 뒤 미국 워싱턴에서 녹음했다. 다음 4차 연설은 12월 1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