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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와 펜트하우스의 공통점

영원한 디커플링은 없다

이윤학의 차트분석 LG투자증권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입력 : 2009.02.23 08:48|조회 : 6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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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 부근 연안이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난류성 어종이 많이 잡히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등어이다. 고등어는 농어목 고등어과의 바닷물고기로 몸길이 40㎝ 정도의 난류성 어종이다. 주로 수온이 10℃∼22℃ 내외의 물 속에서 살며 한국에서는 2∼3월 무렵에 제주도 근해에 몰려와 차차 북상하여 한 무리는 동해로, 다른 한 무리는 서해로 올라간 후 9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다시 남하한다. 고등어는 등푸른 생선의 대표로 한국인의 식단에서 싼값에 고단백을 섭취할 수 있는 독보적인 존재이다.

최근 수온이 높아지면서 고등어가 풍어(豊漁)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2008년 국내에서 잡힌 고등어가 18만 7천여톤으로 2007년에 비해 30%나 어획량이 늘었다. 그런데 막상 시장에 가보면 고등어 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에 450g 짜리 한 마리에 1,780원 하던 것이 최근에는 300g 짜리 한 마리에 2,280원으로 올랐다. 같은 크기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무려 90% 이상 상승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실제 우리 식단에 오르는 소위 ‘상품가치가 큰’300g 이상 고등어가 잘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온상승으로 고등어가 산란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고등어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여 오히려 먹이경쟁이 심화되면서 덩치 큰 고등어가 잘 잡히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다.

경제학의 가격결정이론에 따르면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결정된다. 즉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은 오르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렇게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공급이 많아져서 가격이 떨어질 것 같지만 실제 수요가 집중되는 특정상품가격은 급등하여 디커플링이 흔히 발생된다.

최근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시름에 빠진 건설사나 개인이 많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분양경쟁률이 높은 아파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펜트하우스’이다. 펜트하우스는 아파트 최상층에 지어지는 한 동에 한채 밖에 없는 대형평수 아파트(대부분 100평 이상)를 말한다. 지난 1월 판교에서 분양된 펜트하우스는 미분양 우려에도 불구하고 2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였고, 이달에 분양하는 서울 한남동의 한 펜트하우스도 임대주택임에도 불구하고 12가구 모집에 616명이 청약신청을 하였다. 물론 입지가 좋은 지역의 펜트하우스는 입지조건에다 희소가치라는 상품성이 결합된 결과이지만 자산가격이 급락하는 디플레이션 시대의 씁쓸한 디커플링 현상이다.

금값 드디어 ‘금값’ 되다

상품(Commodity)시장에서도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침체와 제2금융위기 가능성 속에서 금값이 그야말로 ‘금값’이 되어 뛰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동유럽 금융위기 속에서 지난주 국제금값은 988.7달러까지(온스당) 치솟았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였던 지난해 3월 1,033.9달러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세계가 공황심리에 싸여있던 지난해 10월 681.0달러 이후 무려 4개월 만에 45% 이상 상승하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대부분의 국제 상품가격은 급락하였다. 국제상품가격지표인 CRB지수의 경우 지난해 6월 고점 이후 지난주 까지 무려 57% 이상 하락하였고, 국제상품 중 가장 비중이 큰 국제유가는 같은 기간 동안 72% 폭락하여(사실상 ¼ 토막 난 수준) 국제금값은 다른 국제 상품가격과 완전히 디커플링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할수록 강세를 보이는 달러화도 같은 기간에 16% 상승한 것에(Dollar Index 기준) 비교 하더라도 대단한 강세이며 디커플링이다.

디커플링은 커플링의 일시적 현상

2009년 들어서면서 한국증시에서는 디커플링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월 이후 미국의 다우지수가 15% 가까이 하락하는데(일본 -16.2%, 영국 -9.3%) KOSPI는 무려 7% 이상 상승하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로 중소형주로 구성된 코스닥지수는 지난주까지 무려 21%나 상승하여 31% 상승한 중국(상해지수)과 더불어 디커플링의 이유와 향후 시장흐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였다.

우리는 그동안 디커플링의 이유를 크게 두 줄기로 나눠서 분석하였다. 하나는 경기침체에 대한 정부정책의 실효성 측면으로, 즉 실질적으로 금리인하, 경기부양, 구조조정 등 리플레이션정책을 추진, 시행하고 있는지 여부였다. 한국과 중국은 금리인하와 함께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실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이머징국가인데 반해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경기부양법안이 번빈히 진통을 겪거나, 추가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한 국가들이며. 무엇보다도 이번 위기의 진앙지라는 것이 디커플링의 첫번째 이유였다.

두 번째는 수급상의 변화, 즉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이 수급구조를 선순환흐름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지난해 한국증시에서 집중매도한 외국인이 올해 들어서면서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에서 매수했을 가능성, 글로벌 구조조정이 완료될 경우 빠르게 회복가능하고 오히려 더욱 승자의 위치를 강화할 수 있는 글로벌리더십이 강한 기업이 많다는 점,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실효적인 정부정책의 수행이 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보면 디커플링의 끝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 아니 대체로 비극적이었다. 1999년 이후 미국증시와 KOSPI와의 디커플링은(여기에서의 디커플링은 미국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기간에 한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디커플링을 말한다) 대체로 두 가지 국면에서 발생하였다. 먼저 하락추세에서의 반등과정에서 발생한 경우(1999년 9월, 2000년 2월, 2000년 5월~7월), 고점을 형성하던 시기(2002년 4월, 2005년 3월, 2007년 7월)였으며, 디커플링이 끝나는 시점에서는 대부분 미국증시가 상승한 것이 아니라 한국증시가 하락함으로써 동조화되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디커플링(De-Coupling)은 동조화(Coupling)의 반대말이다. 즉, 정상적인 시장에서의 동조화 흐름이 일시적으로 끊어지는 과정이다. 그러나 디커플링은 커플링의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차별화’라고 하는 좋은 선례를 만들 수도 있지만 2000년 이후 아직 그런 적은 없다. 살 오른 고등어처럼, 펜트하우스처럼, 금값처럼 확실한 가치로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면 영원한 디커플링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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