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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기록' 아닌 '순위' 경쟁이다

[박병천의 브랜드성공학] 승부에 강한 브랜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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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기록' 아닌 '순위' 경쟁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우화(寓話)가 있다. 제목은 '밀림의 두 소년’'이며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어린 두 소년이 밀림 속을 걷고 있었다. 한참을 걷고 있던 두 소년은 멀리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사자 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다보았다. 여러 날 굶주린듯한 사자 한마리가 두 소년을 발견하고는 있는 힘을 다해 달려오는 것이었다.

한 소년이 큰 소리로 외쳤다. "큰일 났다. 어서 도망치자!" 그리고는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른 한 소년은 허리를 굽히고 쪼그려 앉더니 신발 끈을 고쳐 매는 것이었다. 앞서가던 소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뒤를 돌아보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니, 신발 끈을 고쳐 맨다고 사자보다 빠를 수 있나. 그럴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더 도망가야지"

그러자 신발 끈을 고쳐 매던 소년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사자보다 빠르게 달릴 필요는 없잖아. 너보다 빠르면 되지!"

얼핏 생각하면 사자보다 빠르게 뛰느냐 아니면 사자보다 느리게 뛰느냐에 따라 생사가 좌우되는 상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자와는 관계없이 두 소년 중 누가 더 빠르게 뛰느냐가 생사를 좌우하는 상황이다. 어차피 사자는 두 소년을 한꺼번에 잡아먹지 못한다.

설령 세계 최고의 육상선수인 우사인 볼트처럼 달렸다고 해도 옆의 친구보다 한 발짝, 아니 반 발짝이라도 느렸다면 죽게 될 것이고, 팔십 넘은 노인의 속도로 달렸다 해도 옆의 친구보다 한 발짝이라도 앞섰다면 살게 될 것이다. 목숨을 걸고 벌여야 하는 두 소년의 승부는 사자와의 승부가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친구간의 승부다.

만약 이것이 실제의 상황이라면 살아남는 방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소년, 즉 사자가 아니라 자신의 옆에 있는 친구보다 한 발짝만 빠르면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소년이 생존하게 될 것이다.

마케팅도 이와 다르지 않다. 승부를 결정짓는 요부(要部)가 무엇인지 그것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자가 이길 수 있다.

소비자는 시장에 있는 여러 상품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낫다고 여겨지는 상품을 구매한다. 가격이든, 기능이든, 이미지이든, 후보 상품들 중에서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는 것을 골라서 선택한다.

가령 시장에 65점짜리, 66점짜리, 67점짜리에 해당하는 상품들이 있다면 당연히 소비자는 67점짜리 상품을 구매한다. 그리고 그 소비자는 ‘나는 지금 67점짜리 상품을 구매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나는 지금 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것을 구매했다’고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90점짜리와 91점짜리 상품 중에서 91점짜리 상품을 고른 소비자도 ‘나는 지금 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것을 구매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점수가 얼마나 높은가’ 하는 것이 소비자 선택에 있어서 절대적 결정 요소가 되지 않는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점수가 경쟁자보다 높은가 아니면 낮은가’ 하는 것이다.

즉 마케팅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요부는 ‘우수성’이 아니라 ‘상대적 우위성’이다. 스포츠로 치면 기록경기가 아닌 순위경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서 호감을 얻어내고, 나아가서 소비자로부터 선택받는 것이다. 그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까, 소비자에게 이 브랜드를 어떻게 알리는 것이 좋을까 등등 가장 많이 고민하고 가장 많이 연구하는 대상이 소비자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마치 자신이 사자와 경쟁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사자보다 빨리 달리려고 애쓰는 우화 속 소년의 행동과 같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상품을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보다는, ‘남과 다른 어떤 장점을 만들까?’를 생각하는 편이 승부에서 강해지는 방법이다.

또한 ‘우리 상품이 이렇게 좋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보다는, ‘우리 상품은 다른 상품보다 이것이 더 좋습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승부에서 강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흔히 마케팅을 가리켜 ‘차별화 게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차별화 게임에서는 작든 크든 차별화된 장점을 갖고 있는 브랜드가 승부에 강한 브랜드이다. 김동성 선수가 내밀었던 스케이트 날처럼 아주 조그마한 차이가 경쟁에서 이기게 한다. (이화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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