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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리포트]뉴욕판 동대문 패션기지 살리기

강호병의 뉴욕리포트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입력 : 2010.07.2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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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리포트]뉴욕판 동대문 패션기지 살리기
세계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뉴욕시 맨해튼 타임스퀘어 바로 밑에 '메이드 인 USA' 의류의 명맥을 잇는 삶의 현장이 있다. 바로 뉴욕판 동대문 패션생산기지라 할 '가먼트 디스트릭트(Garment District)'다. 동서로는 브로드웨이와 9번 애비뉴 사이, 남북으론 34번가와 40번가 사이 20여블록을 차지한 특별의류지구다. 한때 한인 봉제업체가 전성기를 누렸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풍경과 운명은 서울 동대문 봉제공장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맨해튼 서쪽 39번가 한 허름한 건물에 있는 교실만한 크기의 공장은 더워서 숨쉬기조차 거북했다. 재봉틀과 롤러, 작업대는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지나다니기 쉽지않았다. 시설도 첨단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1980년대 초반 해도 맨해튼 미드타운에 봉제에 종사하는 사람만 14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은 2만8000명 정도가 일하는 수준으로 오그라들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저가제품 습격과 임대료 등 비용상승이 겹치며 설자리를 잃어온 것이다.

재개발 압력도 적지 않다고 했다. 타임스퀘어, 북미 최대 버스터미널과 열차역이 지척에 있고 지하철까지 관통하는 사통팔달 요지에 사양산업이 앉아있는 것을 가만 놔두는 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떠밀려 가기만 하던 이곳에 '르네상스' 기운이 감돌고 있다. 연방정부나 뉴욕시가 무슨 특별구를 선언하고 지원책을 대대적으로 내놔서가 아니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신성장 동력' 같은 단어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뉴욕시는 오히려 재개발에 경도된 입장을 가져왔다. 봉제업체를 몽땅 모아서 새로운 건물에 입주시키겠다고 해서 업계의 신경을 긁어놨다.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이 곳 '원주민'들이다. 디자이너, 관련업체, 전문가들이 똘똘 뭉쳐 이 지역 가치를 재조명하고 관을 압박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 바람에 뉴욕시도 움찔하고 뒤로 물러선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메이드 인 미드타운' 비전이다. 도시개발 관련 비영리 연구단체 '디자인 트러스트 포 퍼브릭 스페이스'(이하 디자인 트러스트)가 주관이 돼 디스트릭트6개월여에 걸쳐 낱낱이 훑은 결과다.

이들은 디스트릭트가 첨단을 달리는 뉴욕 패션디자이너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귀중한 손발이 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첨단 '패션 디자인'과 사양산업 '봉제' 사이의 생태계 관계를 찾은 것이다. 랄프 로렌을 포함, 맨해튼 미드타운에 있는 300여 디자인 회사 대부분이 가먼트 디스트릭트에 입주해 있다.

디자이너와 생산센터와 관계는 물과 물고기의 관계처럼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그 같은 평범한 진리가 디스트릭트가 생존을 넘어 부활까지 꿈꿀 수 있는 언덕이 되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대세 속에서 디스트릭트가 대량생산 경쟁력을 잃은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다품종 소량ㆍ저스트 인 타임 생산'은 얘기가 달라진다. 생산단지가 지척에 있기에 뉴욕 디자이너가 첨단 유행이나 최신 스타일 의류를 기동성있게 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뉴욕에서 이름있는 디자이너로 업계에서 목소리가 높은 열리 텡(Yeohlee Teng)은 "해외서 생산하려면 판매 최소 6주~7주 전에 발주해야 하지만 여기서는 2~3주면 충분하다"며 "3~4주나 되는 시간차의 경제적 가치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열리 텡도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나온 뒤 디스트릭트에서 디자인회사 오너로 성장했다. 생산기지가 젊은 디자이너 창업의 거름이 돼 준 셈이다. 이같은 관계를 알기에 열리텡을 포함, 디자이너들이 디스트릭트 살리기에 더 적극적이다.

디스트릭트의 생존 방향은 서울 동대문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접근은 다른 것 같다. 태평양 건너 한쪽은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패션과 봉제를 연계해 살리려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쪽은 패션 생태계의 처음과 끝인 디자인과 쇼핑센터에만 신성장동력으로 포장된 전시성 행정이 치중되고 있다.

정작 동대문 의류 생산의 거점인 창신동과 숭인동은 재개발이라는 눈앞의 이익에 내몰리고 있다. 디스트릭트의 노력은 봉제가 빠진 패션산업의 육성이 사상누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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