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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패션 '올 블랙 모드'= 우울한 경기 판단?

[강호병의 뉴욕리포트]유난히 블랙 유행..장기불황 좌절감 반영가능성

강호병의 뉴욕리포트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입력 : 2010.09.2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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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뉴욕 패션위크 한인 디자이너 패션쇼에 블랙룩으로 나타난 원더걸스. 올 가을/겨울 뉴욕 패션에 이같은 블랙룩이 유난히 유행하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으로 치장할 정도로 올 가을/겨울 뉴욕 패션은 블랙에 깊이 빠져들었다.
↑9월 뉴욕 패션위크 한인 디자이너 패션쇼에 블랙룩으로 나타난 원더걸스. 올 가을/겨울 뉴욕 패션에 이같은 블랙룩이 유난히 유행하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으로 치장할 정도로 올 가을/겨울 뉴욕 패션은 블랙에 깊이 빠져들었다.

9일 한국 디자이너 3인의 뉴욕 패션위크 공식 데뷔무대였던 '컨셉트코리아 II' 에 걸그룹 원더걸스가 응원을 나왔다. 5인멤버 모두 블랙룩이었다. 드레스뿐 아니라 신발까지 온통 검은색이다. 바로 올 가을/겨울 뉴욕서 유행하는 패션을 잘 보여준 샘플이라 할 수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이 올 추동절 뉴욕패션을 점령했다. 컨셉트코리아 II 패션쇼에 초청받은 현지 패션업계 인사들의 주류의상은 블랙이었다.

내친 김에 맨해튼 5번 애비뉴 명품거리도 살펴봤다. 놀라울 정도로 검은색 투성이었다. 검은색이 포인트가 아니라 모든 것을 지배했다. 심지어 어떤 브랜드는 의류, 신발은 물론 여성용 백까지 진열품을 모조리 블랙으로 통일해놨다.

이같은 사정은 신흥 쇼핑지구로 부상한 맨해튼 남단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도 비슷했다. 역시 블랙룩을 갖춘 마네킹을 앞세워 놓고 손님을 유혹하고 있었다. 블랙 드레스, 블랙재킷에다 블랙 부츠를 신고 블랙 백을 든 멋쟁이 여성을 맨해튼에서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

블랙은 기초적인 색으로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무난한 것으로 통한다. 따라서 패션에 많이 이용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을 것이다. 빛을 잘 흡수하는 보온특성은 추동절과도 잘 어울린다. 그러나 그런 점을 생각해도 이번 추동절 뉴욕패션엔 블랙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생각이다. '블랙 과잉'내지 '블랙 남발'이라고나 할까.

행사에 참여한 패션관계자에 물어봤다. "블랙이 무난하니까. 나도 입었잖습니까"라고 말했다. 불황때는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믿음도 있지만 이번 가을/겨울 뉴욕패션에서 옷의 길이는 이슈가 못되는 것 같다.

유행에 오른 블랙룩은 결코 촌스럽지 않다. 당장 입어보고 싶을 정도로 멋지다. 그렇지만 화려한 장식으로 요란을 떨지도 않았다. 아니, 요란함은 원천적으로 어두움과 비극에 대한 상징성이 있는 블랙과 어울리지 않는다. 불경기에 사회적 눈총(?)을 받기 쉬운 화려함을 비켜가면서 패션으로서 멋은 살리려는 업계의 고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억지해석인지는 몰라도 뉴욕 패션의 블랙과잉은 불황의 그늘이 길어진데 대한 미국인의 좌절감이 반영된 것이란 생각이다. 블랙룩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빈소패션으로 통할 정도로 차분한 느낌을 준다.

경제에 찬바람이 가시기전 또한번 추동절을 맞이하는 미국인 소비자에게 호소력을 갖고 다가가기엔 블랙이 제격이다. 높은 실업과 집값 하락, 가계 빚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소비자 심정을 헤아려 주는 맛과 패션으로 절제된 멋을 뉴요커에게 선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추동절 블랙의 유행은 올 봄에 예고됐다. 봄 패션위크에서 블랙을 주제로 한 의상들이 대거 선보였기 때문이다. 보통 메이저 패션디자이너나 업체가 패션쇼를 통해 6개월 후 유행할 컬렉션을 선보이기 전 전문기관을 통해 치밀한 시장수요 조사를 거친다. 올 봄 추동복 블랙룩을 내놓을 무렵 이뤄진 조사에서 장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자의 침체된 정서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공식적으론 미국경기가 회복된지 15개월째다. 그러나 여전히 회복에 대한 미국인의 체감도는 영하다. 아직도 미국 경제활동인구 100명중 10명꼴로 실업상태다. 그중 60~70%가 장기 실업상태이고 50대 실직자는 직장으로 돌아갈 엄두조차 못낸다.

게다가 집값 하락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금리는 낮지만 겨울잠에서 언제 깨어날 지 아무도 낙관하지 못한다. 호황때 얻어 쓴 빚은 소비를 누르는 족쇄가 되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늦춰지면서 위기극복에 큰 소리쳤던 오바마 행정부도 코너에 몰리고 있다.

좀 더 삐딱하게 해석하면 블랙 과잉은 불황이 길어진데 대한 무언의 시위 내지 항의로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1월초엔 사실상 민주당정권의 중간평가인 의회 및 주지사 중간선거가 있다. 집권 민주당의 패배가 기정사실화 돼가는 시점에서 블랙룩의 유행은 묘한 대비를 낳고 있다. 달팽이 속도 경제와 정책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이 또 하나의 심판을 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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