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에 주문 4000건" 초단타작전 기승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부는 올 초 시장서 이상 징후를 포착했다. 한 종목에 20분에 걸쳐 4000건 이상의 주문이 이뤄진 것이다. 이들은 2~3주를 상한가에 매수하고 1주를 하한가에 매도하기를 분당 수백차례나 반복했다. 해당 종목의 주가는 급등했다.

조사에 나선 거래소는 이 수상한 주문이 '단주주문을 이용한 초단기 불공정거래'임을 밝혀냈다. 개장 직후 7000여주의 물량을 확보한 후 주가를 올린 후 매각해 200여만원의 차익을 냈다. 같은 날 20여 종목에서 동일 수법이 확인됐다.


거래소가 이와 같은 초단기 불공정거래 색출에 나선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위원장 김도형)는 단주매매를 통해 주가를 띄워 부당이익을 챙기는 사례에 대해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정밀조사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대상 종목으로는 △최근 테마주로 언급돼 매수 유인이 용이한 종목 △호재성정보가 뉴스에 자주 노출되는 종목 △최근 시세급등 후 하락해 단기매매 영향력이 큰 종목을 꼽았다. 주로 유동성이 보장되는 소형주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거래소 측은 "작전세력이 이와 같은 종목에 짧게는 2분에서 길게는 20여분 동안 2~3주의 매수주문을 상한가로, 1주의 매도주문을 하한가로 냈다"며 "시장에 유리한 주문이 이뤄져 주가를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력은 주가가 상승하면 분할매도로 차익을 실현하고 빠진다. 대량의 주식이 빠져나가면 주가는 다시 하락하고 추격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를 입는 구조다.

거래소는 △단기간 1~3주 매매주문이 연속적으로 반복되는 경우 △거래량은 크게 늘지 않으나 주가가 소폭 상승하는 경우 등이 징후라며 투자자들의 유의를 당부했다.

또 4월 이후 이와 같은 매매행태를 보이는 투자자에 대해 증권사들을 통해 예방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관련 계좌에 수탁거부 조치를 취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추가적인 불공정거래 혐의내용이 확인될 경우 정밀조사를 통해 금융감독당국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공=한국거래소)

한편 이와 관련해 금감원 증권선물위원회도 제재에 나섰다. 증선위는 지난 25일 6개사 주식 및 ELW 22개 종목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등의 혐의로 관련자 8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증선위에 따르면 이들은 호재성 언론보도가 나온 종목을 대상으로 물량을 매집한 후 이튿날 동시호가 시간대에 다량의 매수주문을 내 일반투자자의 투자를 유도했다. 이후 장 시작 무렵 매수주문을 전량 취소하고 전날 매수한 주식을 상한가에 매도하는 등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