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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코닥의 파산에서 배우는 교훈

폰테스 머니투데이 이상묵 삼성생명 보험금융연구소 전무 |입력 : 2012.01.30 16:30|조회 : 9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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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코닥의 파산에서 배우는 교훈
코닥이 파산신청을 했다. 1889년에 회사를 설립했으니 123년만이다. 코닥은 카메라와 필름의 대명사였다. 전성기 때 미국에서 코닥의 시장점유율은 90%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지필름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위축되기 시작하더니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쇠락의 내리막길로 들어섰고 드디어는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닥을 침몰시킨 직접적인 원인이 된 디지털카메라는 코닥 스스로가 개발한 것이다. 디지털카메라는 코닥에서 근무하는 한 연구원에 의해 1975년 세계 최초로 제작됐다. 그러나 코닥은 이를 상용화하지 않고 묻어뒀다. 디지털카메라 그 자체의 시장성을 확신하지 못했을 뿐더러 디지털카메라가 기존의 사업모델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닥의 사업모델은 이른바 '면도기-면도날 전략'(razor-blade strategy)이었다. 카메라의 가격은 최대한 낮게 책정해서 카메라의 보급을 확산시킴으로써 필름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켰다. 그리고는 필름에 마진을 높게 책정해서 이익을 냈다. 필름이 필요 없는 디지털카메라는 이런 전략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미 뚜껑이 열린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닫을 수는 없었다. 코닥이 주저하는 사이에 후지필름이 1988년에 디지털카메라를 시장에 출시했다. 디지털카메라의 출현 이후 코닥과 후지필름의 대응전략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디지털카메라가 기존의 카메라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는 것은 후지필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후지필름은 디지털카메라의 시대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추구했다. 기존의 카메라용 필름 사업에서 최대한 현금을 짜내면서 사업다각화 노력을 강화했다. 카메라용 필름 부문의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했고 보유하고 있는 화학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사업과 LCD 패널용 필름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코닥은 그렇지 못했다. 디지털카메라의 시대를 늦추기 위해 기존 카메라에 대한 마케팅 비용의 지출을 대대적으로 늘렸다. 그러다가 한때는 디지털카메라 사업을 본격화하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미국에서 디지털카메라 시장점유율이 수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필름 부문과 디지털카메라 부문 직원들 간의 갈등에 엉거주춤한 스탠스를 취하는 등 상황에 끌려 다니다 곧 시장점유율이 추락하고 만다. 사업다각화도 신속히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더디기만 했다.

코닥과 후지필름의 이러한 대조적인 대응은 결국 두 경쟁자의 운명을 갈랐다. 코닥은 파산으로 몰렸고 후지필름은 사업내용이 다른 새로운 회사로 거듭 태어나 사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닥과 후지필름의 스토리는 생물의 진화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진화의 알고리즘은 변이와 선택, 그리고 복제다. 종은 끊임없이 새로운 변이를 일으킨다. 변이의 대부분은 실패로 끝난다. 그러나 드물게는 성공적인 변이가 일어나기도 한다. 성공적인 변이는 선택되어 후손에게 복제되고 전파된다. 이런 진화의 프로세스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종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약탈자로부터 살아남아 후손을 번창시킨다.
기업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기술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고 새로운 강자가 출몰하는 시장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려면 기업도 늘 진화해야만 한다. 차별화를 위한 작은 실험들을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대부분의 실험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 성공하는 것이 나오면 복제하여 확산시켜야 한다. 현실에 안주해 새로운 실험을 하지 않는 기업, 실패를 용납하지 않아 새로운 실험을 차단하는 기업은 결국 몰락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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