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사막 250Km 뛴 '아이언 맨'

↑ 현대제철 김창희 주임(사진 왼쪽)이 이집트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서 완주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제철 제공)

"사하라 사막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자신감으로 또다시 새로운 꿈을 찾아 도전해 나가는 삶을 살겠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다는 사하라 사막에서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와 사투를 벌이며 250Km 마라톤을 완주해 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김창희 주임(41·B열연 압연부)의 가슴 벅찬 다짐이다.


현대제철 (31,500원 ▼850 -2.63%)에 따르면 김 주임은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4일까지 이집트에서 열린 사하라 사막 마라톤 대회(Sahara Race)에 참가, 총 6개 구간 250km를 6박7일에 걸쳐 완주했다.

사하라 마라톤 대회는 모든 참가자들이 자신이 일주일 동안 먹을 음식과 밤에 잠을 청할 침낭 등 장비가 든 배낭을 어깨에 메고 홀로 달려야 하는 '지옥의 레이스'다.
김 주임은 이 대회에서 전체 참가자 140명(한국인 참가자 28명) 중 35시간44분35초의 기록으로 16위에 올랐다.

김 주임은 지난 2000년 단순히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마라톤의 재미에 푹 빠진 지난 12년 동안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총 108회나 완주했다. 지난 2008년 37세의 나이로 최연소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 기록을 세운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주임은 사하라 사막 마라톤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운 뒤 차근차근 몸을 만들며 대회를 준비했다. 그리고 대회에 필요한 준비물을 직접 마련하고 이집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겪은 레이스는 상상을 초월했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살을 태울 듯이 내리쬐는 햇빛과 섭씨 40도를 훌쩍 넘는 불볕 더위였다. 햇빛을 피할 한 평의 그늘조차 없는 사하라 사막에서 하루 10리터의 물에 의지한 채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야 했다.

기나긴 레이스를 마감했을 땐 양쪽 엄지발가락의 발톱을 포함해 발톱 4개가 빠져 있었다는 김 주임은 "발이 쑥쑥 들어가는 모래바다를 건널 때는 천근만근 몸이 무거워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응원하고 있을 가족과 사우들의 얼굴을 한명 한명씩 떠올렸다"고 말했다.

지난주 귀국한 후 몸을 추스르며 업무에 열중하고 있는 김 주임은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그리스에서 열리는 '스파르타슬론'에 참가하는 것이다. 스파르타슬론은 246km에 이르는 거리를 1박2일 동안 쉬지 않고 달려 36시간 안에 완주해야 하는 가장 힘든 장거리 레이스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