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진, 바이러스 이용하지 않은 구제역 백신 개발

영국의 과학자들이 제조과정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비용 절감을 가져오는 새로운 구제역 바이러스 백신을 발명했다. 제조과정에서 전염성이 있는 생 바이러스를 이용하지 않아 바이러스 분실로 인한 구제역 확산 우려가 없고 바이러스 보관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7일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연구진은 구제역 백신 제조과정에서 실제 바이러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합성백신(Synthetic Vaccine)을 발명했다. 새 백신은 인공으로 만든 구제역 바이러스의 빈 단백질 껍질로 강한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


'공공과학도서관(PLOS) 병원균' 저널에 실린 이번 연구는 피어브라이트연구소, 다이아몬드라이트소스, 옥스포드대, 레딩대가 7년간 공동으로 진행 했다.

백신은 질병과 관련된 병원체에서 병원성을 제거해 사람에게 주입하면 항체 등의 능동 면역 기능이 생겨 병원체가 다시 우리 몸에 침입할 경우 공격할 수 있도록 질병을 막는 원리이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된 백신은 전염성을 띤 게놈(Genome·유전체)을 포함하지 않은 합성제품이다.

2007년에는 영국 남동부 지방에서 백신을 제조하는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 구제역이 발병하고 확산됐던 진원지로 지목됐던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기존 구제역 백신 제조공정의 안전성에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처럼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매우 강해 백신 제조과정에서도 바이러스 보관의 안전성이 강조돼 온 것을 감안하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없는 백신의 개발은 상당히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또한 기존의 백신 제조 과정에서 바이러스 분실을 막기 위한 보안 시설과 냉동 보관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생산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구제역이 만연한 빈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스튜어트 옥스퍼드대 생물학 교수는 "이번 연구가 구제역 백신의 '성배'를 찾은 것"이라며 "소아마비나 수족구병 등 사람이 감염되는 비슷한 바이러스의 백신을 개선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합성 백신은 작은 크기의 가축들에게 시험해본 결과 효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원형에 대한 시험 결과 새로 개발된 백신이 기존 백신만큼 효과를 보였으며,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거친 뒤 6~8년 안에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PLOS 병원균 저널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