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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일본

[영화로 보는 세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 방식’
1990년으로 돌아가 일본 경제 구하기

차예지의 '영화로 보는 세계' 머니투데이 차예지 기자 |입력 : 2013.05.28 06:00|조회 : 21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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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국제 뉴스, 따라잡기 힘드셨죠? '영화로 보는 세계'가 영화 한 편을 통해 최신 이슈를 시원하게 파헤쳐 드립니다. 국제면을 가장 먼저 보는 독자들이 많아질 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쓰려고 합니다.
2007년 일본에서 개봉한 ‘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 방식(バブルへGo!! タイムマシンはドラム式)'의 영화 포스터./사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방식' 홈페이지
2007년 일본에서 개봉한 ‘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 방식(バブルへGo!! タイムマシンはドラム式)'의 영화 포스터./사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방식' 홈페이지

‘아베 버블’ 터지나.
일본 경제에 ‘버블’이 터진다는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주가가 대폭락, 승승장구하던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 기조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23일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143.28엔(7.3%) 급락한 1만4483.98엔에 마감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해 이날 장중 1%를 찍은 탓이었다. 다음날인 금요일 주가는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보인 끝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월요일 주가는 다시 급락했다.

일본은 1991년 거품 붕괴 이후 21년 동안 평균 성장률이 0.9%에 불과한 저성장을 했다. 당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은행과 증권사가 줄줄이 무너지며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로 빠지는 원인이 됐다.

경제에서 버블은 자산의 내재가치에 비해 시장가격이 지나치게 높이 평가된 상태를 말한다. 1997년에 산요증권과 다쿠쇼쿠은행이 무너지고 이듬해엔 일본장기신용은행이 파산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아베 총리가 취임하면서 일본 경제에 ‘희망’이 퍼지기 시작했다. “윤전기로 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말한 ‘윤전기 아베’의 강력한 부양의지에 엔화가 약세를 보이며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23일 일본 국채 가격과 주가가 폭락하며 아베노믹스가 과연 실현될 수 있을 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재무부'라고 적힌 옷을 입고 타임머신인 세탁기 안에 들어간 마유미. 이제 일본 경제는 그의 손에 달렸다./사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방식' 홈페이지
'일본 재무부'라고 적힌 옷을 입고 타임머신인 세탁기 안에 들어간 마유미. 이제 일본 경제는 그의 손에 달렸다./사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방식' 홈페이지

거품 이전으로 돌아가려다 거품 버블이 터질까 우려하는 일본 상황을 보면 ‘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 방식(バブルへGo!! タイムマシンはドラム式)’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2007년 일본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프리터 역할의 ‘국민여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버블이 터지기 전의 일본으로 돌아가 나라를 구한다는 이야기다.

배경은 2007년의 일본으로 거품 경제가 무너진 후 국가 채무액이 800조엔에 도달한 상황. 이자로만 매일 900억엔씩 늘어나는 가운데 일본은 2년 안에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한다.

주인공 마유미(히로스에 료코)는 술집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살아가는 발랄한 아가씨다. 어느날 어머니가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남자친구가 200만엔의 빚을 진 채 도망갔다는 이야기까지 듣는다. 절망에 빠져 사채업자에게 쫓겨다니던 그 앞에 어머니의 도쿄대 동창이자 재무성 관료인 한 남성이 나타난다.

완고한 인상의 시모카와지(아베 히로시)는 마유미의 어머니가 일본 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17년 전으로 돌아갔다가 실종됐다는 이야기를 한다. 시모카와지는 어머니를 찾아 부동산 규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막아주면 마유미의 빚을 해결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이제 마유미는 일본경제를 장기침체에서 구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1990년으로 돌아간다. 타임머신은 세탁기다.

세탁기를 타고 1990년으로 돌아간 마유미(가운데)는 젊은 시절의 시모카와지(왼쪽)와 자신의 엄마를 만난다./사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방식' 홈페이지
세탁기를 타고 1990년으로 돌아간 마유미(가운데)는 젊은 시절의 시모카와지(왼쪽)와 자신의 엄마를 만난다./사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방식' 홈페이지

영화 속에서 인상적인 것은 1980년대 버블 경제 시절의 풍속이다. 코미디 영화라 다소 과장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일본인들이 향수를 느낄 만한 풍족했던 시절을 보여주는 장면이 가득하다. 마유미는 우연히 만난 대학생과 함께 요트 파티에 갔다가 택시비를 받고 경품으로 200만엔까지 얻는다. 춤을 추러 디스코장에 갔다가 처음 만난 남성에게 값비싼 티파니 목걸이를 선물받기도 한다.

신진루이(신인류:버블 시기에 소비를 즐기는 일본인)들로 꽉 찬 디스코장과 요트 파티에서 사람들은 다들 너무 즐거운 표정이다. ‘보디콘’(body conscious: 몸에 딱 맞아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차려입고 두꺼운 눈썹을 그리는 화장을 한 젊은 여성들은 보이즈타운갱의 “당신에게 눈을 뗄 수 없어요(Can’t Take My Eyes Off You)’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며 밤을 즐긴다.

모든 것이 풍족해 보이는 1980년대에 매료된 마유미는 “이런 즐거운 기분 정말 오랜만이야”라며 “버블 최고!”라며 즐거워한다. 영화를 지켜보는 쪽에서조차 ‘나도 저런 시대에 태어났다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시절은 풍요로워 보인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마유미가 나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줘도 연신 “일본이 그럴리 없다” “은행은 무너지지 않는다”며 일본 경제의 앞날을 밝게만 봤다.

마유미의 엄마인 마리코는 과거로 돌아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세리자와 대장성 금융국장의 차를 막아선다./사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방식' 홈페이지
마유미의 엄마인 마리코는 과거로 돌아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세리자와 대장성 금융국장의 차를 막아선다./사진='버블로 고! 타임머신은 드럼방식' 홈페이지

그럴만도 한 것이 당시 일본에는 무역수지 흑자로 인한 돈이 넘쳐났다. 그것이 어느정도였냐 하면 1986년 미쓰이 물산의 회장이 뉴욕 맨해튼의 엑손빌딩을 사면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려고 매입가보다 2억 6000만 달러를 더 낼 정도였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일본 경제가 이후에도 해피엔딩을 맞지만 현실은 다르다. 1990년 미국 전체 땅값의 4배에 달할 정도로 치솟았던 일본 전체 부동산 가치는 버블 붕괴 이후 추락하기 시작한다. 1992년말 도쿄 중심지의 부동산 가격은 최고점에서 60%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또한 1986년 8월에 연초 대비 40% 올라 1만8000엔선에 닿은 닛케이지수는 아직도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기회복을 실감하고 있다”는 응답은 43.7%에 그쳤으며 조사 초반보다 후반에 “실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늘어났다.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쪽은 “식료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다”(58세 남성), “급여가 오르지 않았다”(49세 남성) 등의 이유를 들었다.

반면 "실감하고 있다"는 응답자들은 “막차 손님이 늘었다”(45세 남성), “아직 회복되진 않았지만 온 것 같은 기색이 느껴진다”(55세 남성), “택시 및 토산품 가게 손님이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77세 남성)라고 말했다.

비록 아베 정권이 엔저에는 성공했지만 경제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베노믹스가 다시 한번 일본인들에게 '풍요'를 선사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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