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한 '맥도날드 할머니' 정정했던 1년전엔…

2012년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진 故 권하자 씨. 당시만해도 자신은 청춘이라 말할 정도로 정정했다./사진=머니투데이

'맥도날드 할머니' 권하자 씨(73)가 쓸쓸히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고인의 행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인은 2010년 SBS 시사프로그램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에 소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서울 정동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매일 밤을 지새워 '맥도날드 할머니'라는 별명으로 불린 고인은 방송 이후 맥도날드를 떠나 스타벅스 등 커피숍을 옮겨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션 뉴튼 당시 한국 맥도날드 사장도 고인의 존재를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뉴튼 사장은 2011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수시로 보고 받고 있다며 맥도날드 이름이 자주 언급되니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의 생활은 교회 이웃들이 도와 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0년 넘게 24시간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숍을 옮겨 다니며 생활했지만 어렸을 때는 성공한 목재 사업가 부모 아래 모자람 없이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외무부에서 일할 만큼 엘리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가질 당시만 해도 고인은 스스로를 '청춘'이라 부르며 나이도 안 가르쳐 줄 정도로 정정했었다. 당시 대통령 선거를 보며 "문재인도 박근혜도 너무 어려서 경험이 없다"고 말하던 고인은 암세포가 복막까지 퍼져 손도 써보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지난 5월 서울역에 위치한 노숙인 다시서기지원센터 앞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고인은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 됐다. 진단 결과 이미 암이 복막까지 퍼져있었고 이후 송파새희망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고인은 지난 7월 12일까지 요양병원에 머물다 숨을 거뒀다.

대학 재학 당시 '메이퀸'으로 뽑힐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 고인이었지만 자신의 반쪽을 만나고 싶다는 마지막 꿈은 이루지 못했다. 이제 고인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고인이 숨진 뒤 중앙의료원 측에서 가족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아 고인은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됐다.

경기 파주시 서울특별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된 고인의 납골은 10년이 지나도 가족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집단 매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