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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두목'과 복도서 마주쳤는데 총이 안뽑히더라

[경찰청 사람들]'30년 조폭 전담' 강종구 서초경찰서 강력3팀장

경찰청사람들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입력 : 2014.01.11 13:37|조회 : 127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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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종구 서초경찰서 강력3팀장/사진=최부석 기자
강종구 서초경찰서 강력3팀장/사진=최부석 기자
지난 9일 서초경찰서에서 만난 강종구 경위의 30년 경찰 생활엔 대한민국 조직폭력배(조폭)의 역사가 그대로 녹아 있었다.

그는 1985년 처음 강남경찰서에서 강력계 형사로 첫 경찰관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강남은 국내에서 조폭들이 가장 활개 치던 곳이었다. 지역 기반 세력이 조폭으로 자리를 잡은 강북과 달리 '주인' 없는 강남엔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조폭들이 세력다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잇따라 사회문제를 일으키자 1990년 노태우 정부는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경찰도 이때부터 조폭 일망타진에 나선다. 그렇다고 조폭들이 뿌리 뽑힌 것은 아니었다.

결정적인 계기는 1995년 뉴월드 호텔 살인사건이었다. 이 사건 이후 조폭들은 줄어들고 세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경찰들은 입을 모은다. 조폭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일어난 칼부림 살해가 다시 보복 살해로 이어진 사건이었다.

나중에 이 사건 핵심인물들은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원심에선 사형 선고가 내려질 정도로 전 국민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 사건을 일으킨 조폭 두목에게 수갑을 채운 경찰이 바로 강 경위다.

◇살인교사 조폭 두목에게 "총 맞을래? 수갑 찰래?"

"당시 사건을 일으킨 조폭 두목이 부하들에게 살해를 지시하고 복도로 도망가던 중이었죠. 마침 현장에 출동한 저랑 눈이 마주쳤어요.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래도 총이 안 꺼내져서 재킷 주머니를 그대로 올려 그 친구에게 겨눴죠. 그리고 말했죠. '선택해라. 총 맞을래? 수갑 찰래?'"

조폭은 두 손을 모아 강 경위 앞으로 손을 뻗었고 그는 수갑을 채워 검거했다.

이밖에도 굵직한 조폭의 역사 현장엔 항상 그가 있었다. 최근 다시 경찰에 붙잡힌 조양은이 1995년7월, 15년 형을 살고 공주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할 때도 그들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찾아갔을 정도.

강종구 서초경찰서 강력3팀장/사진=최부석 기자
강종구 서초경찰서 강력3팀장/사진=최부석 기자
그의 태블릿PC에는 그동안 조폭들을 수사하면서 모아놓은 동영상과 사진 파일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만큼 오랜 기간 이들을 지켜봐온 강 경위는 최고의 조폭 전문가가 됐다.

강 경위는 2000년대 접어들면서 조폭들이 몸을 담는 시장도 달라졌다고 말한다. 예전처럼 칼부림을 하거나 폭행을 일삼는 조폭들은 요즘 보기가 드물다는 것.

"예전엔 조폭들의 활동무대가 주로 오프라인이었다면 지금은 대부분 온라인이죠. 예전처럼 해선 돈을 만지기도 어렵구요. 실제 폭행 등을 하면 관리 대상 조폭들은 크게 처벌 받는 만큼 자신들이 조심스러워 하는 것도 있어요. 더욱이 온라인은 영역다툼 같은 것도 없고."

강 경위는 조폭의 활동무대 변화 추이가 우리나라 산업사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했다. 결국엔 조폭도 돈을 좇아 움직인단 얘기였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산업변화 따라가는 조폭의 활동무대

"1980년대는 나이트클럽 같은데 상무나 전무 직책 달고 당시 월 200만~300만원 받고 일하는 조폭들이 많았죠. 그런데 이게 90년대 가면 조금씩 사라지고요. 대신 조폭이 건설붐을 타고 재개발, 철거 용역 시장에 뛰어듭니다. 2000년대 초반엔 '바다이야기'나 연예업계에도 많았어요. 근데 지금 이런데 조폭 별로 없어요. 돈이 안되거든. 온라인도박처럼 돈 몰리는 곳에 조폭이 발을 들이지 않을 리가 없죠."

서초경찰서는 지난해 11월 일선서에선 보기 드물게 조폭들을 대거 붙잡아 주목받았다.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개설하고 스포츠토토 등 온라인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10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강 경위가 이끄는 강력3팀이 지켜봐온 조폭들을 끈질기게 추적해낸 성과였다. 조폭들의 생리를 꿰뚫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강력사건보다 수사는 훨씬 더 어려워졌다.

"사실상 지능범으로 바뀌어서 수사가 힘들어요. 조사를 받을 때도 컴퓨터 지식이 우리보다 앞서간단 생각도 들고. 활동무대도 해외인데다 계좌추적도 너무 복잡해서 수사가 오래 걸리기도 하고요."

이제 온라인이 조폭들의 마지막 활동무대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온라인에서만 내몰면 조폭과의 전쟁도 끝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30년간 이들을 지켜본 전문가의 대답은 달랐다.

"또 어딘가로 옮겨가겠죠. 늘 그렇게 해왔으니까. 활동무대가 어디가 될지는 저도 잘 모르죠. 그래도 분명한 건 돈이 되는 시장일 겁니다. 돈 냄새 하나는 기막히게 맡는 애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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