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1만명 개인정보 유출 KT, 행정제재가 고작?

981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KT (34,450원 ▲350 +1.03%)의 내달 행정제재안이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기술적 조치 미비 사항에 대한 행정제재가 최대 1억원에 불과해 자칫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가 유출된 KT의 실태조사 현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 받았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민관 합동조사단은 홈페이지 해킹을 통해 유출된 개인정보가 981만여건임을 확인했다. 이름, 주민번호, 신용카드번호, 카드유효기간 등 12개 항목이 빠져나갔다.


방통위는 조만간 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달 중 전체회의에서 제재 방안을 의결키로 했다.

지난 달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가 함께 참여했던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KT는 특정 IP가 하루 최대 34만1000여건이 접속되는 등 이상신호가 보였으나,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등 KT 홈페이지의 보안 취약성이 심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9개의 KT 홈페이지에서 정당한 가입자 여부 확인 없이 조회 가능한 취약점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같은 조사결과 대로라면 방통위 내부에서 이견이 없는 한 KT의 기술적 미비조치가 결국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이어졌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로 인한 처벌 수위다. 현행 기술적 조치 미비와 관련해 위반사항이 있을 경우 법적 제재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고작이다. 여기에 이번에 조치 미비와 개인정보 유출간 인과관계가 입증됐다 하더라도 1억원 이하의 과징금 부과에 불과하다. 이로 인한 입증도 정부가 해야한다. 허술한 보안조치로 1000만명에 육박하는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내고도 행정적 처벌 수위는 최대 1억원에 그치는 셈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방통위는 보호조치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사고와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더라도 관련 매출액의 1% 이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 개정안을 오는 6월 국회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이와는 별도로 방통위는 KT가 이번 사고과정에서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했는 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만약 이용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했을 경우에는 3개년도 연평균 관련 매출의 1% 이하 과징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다.

한편,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KT가 개인정보 유출사고 피해자나 불안감을 느낀 이용자가 다른 이동통신사로 옮기는데 위약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재홍 위원은 "가입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번호이동을 하려고 해도 위약금 때문에 못하고 있다"며 "KT와 협의해 이용자들이 불안해서 바꾸겠다면 위약금을 면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이용 약관 중 귀책사유가 사업자에게 있을 때 위약금을 면제받도록 돼 있는데, 개인정보 유출이 상관관계가 있는 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