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리본' 첫 제안 대학생 "우상숭배? 화가 난다"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동우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해 대학동아리 ALT가 제작해 블로그에 올린 '노란리본' / 사진=대학동아리 ALT 블로그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는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것을 갖고 이렇게까지 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화가 나요"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노란리본'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대학동아리 ALT의 방모씨(22)는 25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노란리본을 정치적, 종교적 의미로 몰아가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22일 대학동아리 ALT는 자신들의 블로그에 노란리본 묶기 캠페인을 제안하며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란 문구가 적힌 노란리본 그림을 올렸다. '노란리본 캠페인'은 인터넷과 SNS 상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으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노란리본 캠페인'은 오프라인으로도 확산되며 전국을 노란 물결로 물들였다.

관심이 쏠리자 잡음도 일었다.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는 '노란 리본' 이미지를 '일베'를 뜻하는 'ㅇㅂ'으로 교묘하게 수정해 패러디했고, 저작권료를 받는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일부 종교인들은 '우상숭배'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방씨는 "일베의 주장이나 주술적,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것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친한 친구들끼리 주변 사람들과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이렇게 커졌다.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순수한 의도"라고 밝혔다.

대학동아리 ALT는 서로 친분이 있는 20대 초반의 대학생 15명 가량이 만든 모임이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여행을 하고 친목도 다지고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모였다. 방씨는 "세월호 참사를 보며 진도에 직접 내려가 도울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을 '노란리본 캠페인'으로 기획했다"고 했다.

노란리본 아이디어 자체는 회원 가운데 한 명의 어머니가 냈다.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자고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모두 이용해 주시니 얼떨떨하고 감사한 마음 뿐 입니다".

ALT는 앞으로 오프라인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노란리본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방씨는 "26일 경복궁에서 대학로까지 이동하면서 시민들께 노란리본을 나눠드릴 예정"이라며 "실종자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란리본을 매주길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또 방씨는 "세월호 희생자와 가족분들께 큰 도움을 드릴 수는 없지만 노란리본에 담긴 마음을 보고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 번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염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