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北核 세계평화에 위협…中 역할 기대"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1박 2일의 일정으로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평택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내리며 손인사를 하고 있다.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오바마 美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한 방한 일정을 소화하며 한미 동맹의 향후 발전방향과 핵실험 위협을 포함한 북한 관련 문제, 그리고 동북아시아 정세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이번이 네 번째로 역대 미국 대통령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한국을 찾은 대통령이 된다. 2014.4.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하면 동북아시아의 안보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바꾸게 될 것"이라며 거듭 우려를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국방 당국에서 판단키로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게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어쨌든 준비는 마친 상태"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중국을 비롯해 (북핵) 6자회담을 통해 무엇을 해보려고 하던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지고 물거품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과 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온 동안 북한이 시간을 벌어 핵능력을 고도화하고,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상황으로 간다면 6자회담의 의미도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렇게 되면 주변국 간의 핵 관련 군비 경쟁에 불이 붙을 수도 있다"며 "그땐 그것(군비 경쟁)을 하지 말라고 할 명분도 점점 약해지고,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한국의 노력도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은 동북아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유엔(UN)에서 세계와 동북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더 강한 제재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도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 보유와 추가 핵실험을 강력히 반대해왔고, UN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이런 결정적인 상황에서 중국이 '결코 이런 것(핵실험)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조치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 대외무역의 90%, 경제지원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면서 "중국이 리더십을 발휘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고 있지만,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보다 유연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있냐'는 질문엔 지난 3월 독일 방문 때 제시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드레스덴 구상)'을 예로 들어 "이런 거야 말로 남북한의 상생(相生)을 위해 북한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필요한) 정말 유연한 정책이다. 그럼에도 공공연히 4차 핵실험 강행 등의 도발 위협을 하는 북한에 대해 어떻게 하겠냐는 건 생각해볼 문제"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위중한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한 것은 '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난 북한의 도발을 억제키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양국 간 공조체제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우린 지금이라도 북한의 평화·안정의 길을 열고 북한 주민 삶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올바른 선택을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오는 2015년으로 예정돼 있는 우리나라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재검토하기로 한데 대해선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이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행돼야 하고, 한반도 안보에 어떤 부정적 영향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시기와 조건을 말하긴 어렵다. 양국 국방 당국이 가장 적절한 시기와 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검토 작업을 독려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키 위한 노력으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를 독자적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가되, 한·미 간 상호 운용성을 증대시켜 효율적 운용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이 역내 평화·협력에 기여하고 있음을 지지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이제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함께 양국 관계를 이끄는 양대 축이다. 나와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에 이어 향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해서도 양국 간에 더 광범위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데 공감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한·일 양국이 동북아 역내 안보에 관한 이해를 같이하고 있음에도 일제 강점기하 과거사 왜곡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 대한 질문엔 "오바마 대통령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렸고, 거기서 북핵 등 도발에 대해 세 나라가 공조하자는데 합의했다"면서 "그런데 일본 지도자가 한 약속들이 있다. 3국 정상회담에서의 합의가 모멘텀을 잃지 않으려면 그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약속한 부분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거론한 '아베 총리의 약속'이란 과거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강제성을 인정하고 식민 지배를 사죄했던 '고노(河野)·무라야마(村山) 담화' 등의 계승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성의 있는' 조치 등이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선 한·일 외교부 간에 국장급 협의를 하기로 했는데, 거기에서도 뭔가 실질적인 대안이나 진정성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한·일 간 안보 협력의) 모멘텀이 살아날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부터 잘 되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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