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수출마저 '삐그덕'…2년만에 최대폭 감소(종합)

/ 사진=머니투데이DB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마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수출 증가율은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입도 급감하며 무역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정부는 저유가 등 외부 변수에 따른 일시적 결과라고 설명하면서도 ‘수출 쇼크’의 현실화 가능성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수출은 지난해 2월에 비해 3.4% 감소한 414억56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3년 2월(-8.6%) 이후 2년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 2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 정부들어 처음이다.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는 저유가와 조업일수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저유가의 영향으로 석유화학(-24.2%)·석유제품(-44.1%)의 수출단가가 떨어진 게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수출 물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3.8%, 4.5% 증가했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17억달러, 9억달러 감소했다.


수출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무선통신기기(-6.4%)·가전(-23.3%)·자동차(-16.3%) 등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자동차 수출은 저유가 기조에 직격타를 맞은 러시아의 경기침체가 수출에 악영향을 줬다.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애플의 아이폰6의 흥행과 중국산 중저가 제품의 공세로 인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수입액은 전년 동월대비 19.6% 줄어든 337억990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2012년 2월 이후 3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사상 최대치인 76억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수입 급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로 해석된다. 무역 규모는 오히려 지난해 1~2월에 비해 줄었다. 3년연속 이어온 ‘무역 1조 달러 ’ 시대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남규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2월 수출액 감소는 조업일수 감소와 유가하락에 따른 것으로 양호한 수준의 감소폭이라고 봐야 한다”며 “오히려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기업 채산성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수출과 수입 동반 감소 현상, 대외 여건 상황 등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수치로 확인된 만큼 수출에 대한 점검을 차분히 해봐야 한다”며 “저유가 영향, 중국 등 주요 교역국 상황, 내수 회복 추이 등 전반에 대해 살펴보고 수출 대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