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고PER주 수난시대, 급락하는 바이오

바이오주가 동반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G2발 불안감으로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며 리스크오프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실적 기대감도 줄고 있어 당분간 고PER(주가수익비율) 종목들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30일 오전 10시39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62포인트(1.41%) 하락한 673.0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하락은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동반 약세가 이끄는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바이오주의 동반 급락이 돋보인다.

현재 코스닥 시총 상위 30위권 내에서 상승 중인 종목은 7개에 불과하다. 코오롱생명과학 (22,050원 ▼800 -3.50%)은 7%대 급락하고 있고 바이로메드 (4,260원 ▼150 -3.40%)도 5%대 하락 중이다. 메디톡스 (129,200원 ▼100 -0.08%), 씨젠 (21,900원 0.00%), 휴온스 (21,750원 ▲250 +1.16%) 등은 4%대 동반 약세고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도 3%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바이오주의 동반 급락에 대해 증시가 '리스크 오프' 국면에 재진입 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증시에서 '성장'보다는 '위험'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지수 하락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GRI(성장-위험 지수)가 최근 하락 전환 했다.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로 28일과 29일 휴장한 가운데 중국 증시는 경기와 제조업 실적 부진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도 엇갈린 경제지표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이 처럼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고 PER주들에게 더욱 불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추석 연휴기간 동안 나스닥 지수가 4.0% 하락하는 사이 대표적인 고PER 지수인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지수는 무려 10.7%나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엔화와 유로화를 매도하고 위안화와 원화를 매수하는 캐리인덱스가 하락하고 있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리스크 오프 국면 진입과 캐리인덱스 하락은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며 공매도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공매도 금액 비중은 9월 초 급등 후 평균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재차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PER주들의 수난시대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황 반전의 열쇠가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6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에 진입한다. 다만 이익수정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전자/부품 등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9월 초 대비 하향 조정되고 있어 상황 반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추석 징크스'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날개 잃은 성장주의 대안으로는 고배당주와 소비주가 꼽혔다. 미국 증시가 고PER주의 급락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고배당주는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안전마진에 베팅하는 성향이 강해져 국내 증시 역시 이러한 투자 경향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소비주의 경우 추석 연휴기간 늘어난 소비로 연휴 이후 강세를 보여 왔는데,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또 중국이 중추절과 국경절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들어간 만큼 중국 관련 소비주도 주목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소비주로 분류되는 화장품주는 이날 고PER주의 수난 속에서도 아모레퍼시픽 (150,600원 ▲4,500 +3.08%)이 3%대 강세를 보이고 LG생활건강 (392,000원 ▲16,500 +4.39%)도 2%대 상승 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단기 이벤트가 존재하는 소비주가 불안한 증시의 대안"이라며 "글로벌 전반적으로 자동차에 이어 헬스케어, 상품 관련주에 악재가 출현하고 있어 풍선효과 또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