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국가는 부상 군인에 최상의 진료 보장해야"

최윤희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 수도통합병원을 방문해 목함지뢰 폭발 사고로 중상을 당해 입원 중인 김모 하사(23세)를 격려하고 있다.(합참 공보실 제공) 2015.8.12/뉴스1

지난 8월 발생한 DMZ 목함지뢰 사건 부상 군인들 처럼 민간병원에서 치료받은 직업군인은 앞으로는 일반 공무원처럼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 건강보험공단이 공무상 부상으로 판단해 군인환자들에게 청구한 공단부담금 환수도 부당하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졌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군 복무 중 부상을 입은 직업군인(장교, 부사관 등)이 정당한 사유로 군병원의 사전 심의를 받지않고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7일 밝혔다. 또 국방부에서 지급하는 '공무상 요양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건강보험공단이 임의로 판단해 공단부담금을 환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를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부상 군인들은 군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2단계(군병원, 국방부)의 사전심의 절차를 거쳐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사전심의를 통과한 환자들에게는 치료비 목적으로 '공무상 요양비'가 지급된다. 다른 한편으로 직업군인은 매달 건강보험료를 내기 때문에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부담금으로 구성되는 민간병원 치료비를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일선 군인환자들은 사전심의를 받지않고 민간병원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공무상 요양비' 지급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공단부담금 환수대상으로 지목되는 이중고를 감내해 왔다. 공무중 부상을 입은 직업군인이 사전심의 없이 민간병원 진료를 받으면 건강보험 공단부담금을 지원받을 수 없고, 국방부의 공무상 요양비를 신청할 수 없도록 한 현행제도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국민건강보험법(제53조 급여의 제한)'에는 업무 또는 공무로 생긴 부상으로 다른 법령에 따른 보험급여나 보상을 받게 되는 경우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또 국방부 훈령(공무상요양비 업무훈련 제3조, 지급요건)을 보면, 민간병원에서 요양하는 경우 군병원의 민간병원진료심의회를 거처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심의를 거치지 않고 민간병원에서 치료받을 경우 의료비는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실제 지난 2012년 경기도 포병대대에서 근무하던 육군 권 모 중사는 근무중 발목골절 부상을 당해 2013년 까지 서울 한 종합병원에서 3차례에 걸쳐 수술 등 치료를 받았다. 의료비용은 모두 1100여만원이 소요됐으며 이중 본인부담금 270여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830여만원은 모두 건강보험공단측에서 지급됐다.

하지만 권 중사는 올해 1월 건강보험공단측으로부터 보험금 830만원을 반납하라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공무중 발생한 부상으로 국방부 '공무상 요양비' 지급대상에 해당되는 만큼 공단부담금을 내 놓으라는 요구였다.

국방부도 권 중사를 외면했다. 민간병원의 진료를 받기 전에 군 병원에서 사전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무상 요양비' 지급심사 대상에서 아예 제외시켜 버렸다. 권 중사는 "사고 당시 해당 군 병원에 진료를 요청했으나 군의관이 사전 승인절차를 밟는 대신 서울 소재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안내했었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권 중사와 같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민간병원 치료비 중 공단 부담금 환수 통지를 받은 직업군인은 최근 5년간 406명, 환수결정금액은 약 6억 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수통보를 받은 406명중 89.7%가 납부했으며, 최고 환수액은 약 1530만원, 1인당 평균 환수액은 170만원을 기록했다.

문무철 국방보훈민원과 조사관은 "건강보험공단에서 공상 직업군인이 실제 공무상 요양비를 받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공단 부담금을 환수하는 관행이 개선될 수 있도록 검토중에 있다"며 "조만간 복지부, 건강보험공단, 국방부, 국군의무사령부 관계자들과 함께 제도개선간담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