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투표 위법, 인정할 수 없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대한항공은 19일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 투표 가결과 관련해 "투표 절차상 위법성이 있다"며 "투표 결과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11조)와 조종사노조 규약(제52조)에 따르면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투표자 명부'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며 "조종사 새노조(KAUP) 조합원 투표는 명부없이 불법으로 진행돼 찬반투표는 무효"라고 설명했다.

새 노조 조합원을 제외하고 조종사 노조(KUP)이 투표 결과만 놓고 보면 찬성표(917명)가 전체 조합원 과반(923명)에 미달하므로 부결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조의 파업 절차와 관련해 법률 검토를 진행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아울러 "조종사 노조는 3차례에 걸친 투표기간 연장으로 유례없는 39일간의 투표를 진행했다"며 "이런 장기 투표로 조합원들의 소극적 투표권(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하게 하려는 권리)을 침해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조합원을 압박하는 등 문제투성이 투표가 됐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해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어 큰 지장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쟁의행위을 한다 해도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국내선(제주 제외)은 50%의 운항을 필수적으로 유지하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다.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파업시 비노조 조종사를 적극 투입해 정상운항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법규에 따라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고 안전운항 저해 행위가 발생하면 사규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며 "회사 손실은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