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05.21 831.13 1124.30
▼3.77 ▼0.72 ▲1.1
09/19 10:27 코스피 기준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박종면칼럼]삼성이 구글을 뛰어넘는 길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본지 대표 |입력 : 2016.04.04 05:53|조회 : 8166
폰트크기
기사공유
자신의 신체가 굳어있다면 그만큼 죽음에 더 가까이 있다고 봐야 한다. 늙고 싶지 않다면 몸을 부드럽게 해서 갓난아기처럼 하면 된다.

부드러움을 강조한 사람은 노자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사람이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을 때에는 굳고 강하다. 풀과 나무도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을 때는 말라서 딱딱하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라고 말했다.

살아남기 위해 부드러워야 하는 것은 비단 사람이나 동물, 풀이나 나무만이 아니다. 기업도 부드러워야 산다. 구글의 인사담당 부사장 라즐로 복은 저서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WORK RULES)에서 기업경영에서 부드러움을 강조한다.

“당신이 편안하게 느끼는 수준보다 더 많은 신뢰와 자유와 권한을 직원들에게 줘라. 그렇게 하는데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다면 당신은 아직 직원들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지 않은 것이다.” 상사가 본인의 마음이 불편할 정도로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면 그들은 스스로를 단순히 직원이 아니라 주인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창업자라 생각하고, 창업자처럼 행동하는 것, 그것이 구글의 목표다.

구글은 근무시간의 20% 정도를 자유롭게 준다. 세부 사항까지 시시콜콜 따지는 미시관리는 철저히 지양한다. 성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할까봐 직원들을 들볶는다면 그것은 관리나 경영이 아니라 정서적 불안이 반영된 행동일 뿐이란 게 그들의 철학이다. 사람들을 믿어보는 것, 그것이 구글 기업문화의 출발점이다.

게다가 구글은 최고의 성과를 내는 직원에게는 최고의 보상을 해준다. 인재의 10%가 회사 전체 성과의 90% 이상 올리고, 이들에겐 설령 회사 형편이 어렵더라도 일반 직원보다 훨씬 많은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게 구글의 생각이다.

구글의 경영철학, 구글의 문화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사람은 기업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기업은 사람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글을 세계 1등 기업으로 만든 것은 검색플랫폼도, 무인자동차도, 인공지능도 아닌 바로 이처럼 사람을 경영의 중심에 놓는 부드러움의 철학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부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버리고 ‘스타트업(Start Up) 삼성’을 들고 나왔다. 삼성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가 신생 벤처기업의 유전자를 조직문화에 이식하겠다며 ‘스타트업 삼성’을 선포했다. 세계 최대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 신생 벤처기업으로 돌아가겠다는 멋진 역발상을 한 것이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한 이래 일사불란한 조직문화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신경영이 20년 넘게 지속되면서 권위주의와 관료화라는 부작용을 낳았고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시되는 시대 흐름과도 맞지 않게 됐다. 이런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스타트업 삼성’은 굳고 딱딱한 것을 버리고 부드럽고 연약한 것을 택함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이 살 길은 관리와 질서, 상명하복이 아니라 수평적 조직문화와 상향식 의사결정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스타트업 삼성’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그 성공 여부에 삼성의 미래가 달려있다.

‘스타트업 삼성’은 삼성이 요즘 공을 들이는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가상현실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삼성이 다시 신생 벤처기업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구글도 뛰어넘을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맥을 제대로 짚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