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현실화…각국 기업 대책 마련 분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현실화로 각국의 기업들이 분주하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브렉시트 결정 이후 미국, 일본, 중국, 유럽의 주요 기업은 경영전략회의에 돌입하는 등 사태를 주시하면서 영국과 유럽에서의 영업전략 수정을 계획 중이다.


영국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포드, 닛산,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는 브렉시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포드는 "파운드화 가치하락과 수요 감소에 대비해 안정적 수익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영국에 1만4000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고, 총 매출 중 영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18.8%에 달한다.

닛산과 도요타의 경우 앞으로 EU 내 거점전략 등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KOTRA는 설명했다. 두 회사는 영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의 70~80%를 다른 EU 국가로 수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영국의 EU 탈퇴로 새로 붙는 수입 관세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난해 시진핑 주석의 영국 방문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영국 고속철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하락, 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과 설비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대형 공사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업은 갑작스러운 엔고 현상에 큰 우려를 드러냈다. 엔화는 지난 24일 장중 한때 1달러당 99엔까지 치솟아 아베 신조 총리가 외환 시장 개입을 시사할 정도였다.

영국에 완성차를 수출하는 독일의 한 자동차 제조업체는 영국이 새로운 수입 관세를 적용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것을 걱정했다고 KOTRA는 전했다. 영국 내에 제조시설을 가진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불리해 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는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 웨일스의 생산공장을 프랑스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OTRA 런던무역관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은 파운드화 가치하락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영국이 EU를 완전히 탈퇴하기까지는 2년 이상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기간에 영국 내 비즈니스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현재 드러난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우리 기업은 차분하지만 신속하게 위기대응에 나섬과 동시에 시장여건 및 환율변동에 따른 틈새수요를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