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주민이 주인공…시골 마을마다 '축제중'

해마다 전북 임실군 삼계면 두월마을에서 열리는 '말천방 들노래 한마당축제'는 대표적인 주민공동체 축제로 손꼽히고 있다./사진제공=두월마을

'말천방 들노래 한마당 축제'가 열린 지난 9일 전북 임실군 삼계면 두월마을 주민들은 흥이 넘쳐났다. 농악단 깃발을 따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농악놀이가 시작되는가 싶더니 한쪽에서는 주민들과 국악인들이 함께하는 신민요 공연이 방문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가족과 함께 이 곳을 찾은 김석수씨(48·전북 전주시)는 "들노래가 청보리가 황금색으로 변해가는 시기에 들판에서 불리우던 농요라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노래가락에 농부의 기뻐하는 모습이 묻어나오는 것과 같아 좋았다"며 "옛 농경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좋은 체험이 된 것 같다"고 즐거워 했다.


사라질 뻔 한 '말천방 들노래'가 마을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건 몇 해 전이다. 원래 이 노래는 주민들에 의해 불리우던 토착민요였지만 보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그 명맥이 끊어질 뻔 한 위기에 처했다. 몇몇 뜻있는 주민들이 들노래 계승을 위해 주민전수교육에 착수했고 농림축산식품부가 2005년부터 농촌축제 지원사업으로 선정하면서 대표적인 주민공동체 축제로 발돋움 했다.

임실군 관계자는 "들노래 축제는 전통적인 농경문화와 잊혀져가는 농요가 복원되면서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가 되는 매우 뜻깊은 행사"라며 "마을 깃발 만들기 체험, 농경문화 이해, 예절교육 등 체험행사도 많아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옛부터 내려오는 마을 전통놀이 등이 지역 대표 축제로 육성되면서 침체된 농촌지역의 새로운 문화 활력소가 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로 외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수단이 될 뿐만아니라 지역 초등학생, 청년, 어르신 등이 직접 축제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면서 '주민화합'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 농식품부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촌문화지원사업'이 가져온 긍정적 변화들이다.


농식품부가 농촌공동체 및 도농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사업들은 '농촌문화지원사업' 외에도 '농어촌사랑 토이토이 클래식 성악콘서트' '풍물경영대회' '농촌문화예술대전' 등 다양하다.

농촌문화지원사업의 경우, 올해 '도화랑 이화랑 어울림 축제(세종시)' '천생연분마을 연꽃인연축제(경기도)' '강릉 대기리 겨울잔치(강원도)' '여우골 도깨비 불 축제(충남도)' 등 전국 54개 축제에 10억원 가량이 지원됐다. 주민들의 참여와 성과가 이어지면서 지난 해 45개 사업에서 9개가 늘어났다.

농촌마을 교육·문화·복지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농촌 작은문화교실(107개소, 10억원)' '청소년 교육문화공동체(26개소, 5억원)' '지역맞춤형 복지(42개소, 14억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농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해마다 풍물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농업인 20팀, 어린이 20팀이 참가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농악 실력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올해부터는 농업인의 날(11월11일)과 연계해 서예, 농악, 사진, 문학 등 4개 분야에 대해 농촌문화예술대전도 걔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업그레이드 된 문화서비스 제공을 위해 농촌지역에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을 지원하고 있다. 또 농촌마을을 직접 찾아가는 '작은 클래식 공연'도 실시중이다. 클래식 공연에서는 성악가 8명이 등장해 동요에서부터 가요·오페라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소화한다. 주민들의 정서적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 이지은 사무관은 "농촌축제를 통해 다문화 공동체와 소통의 장이 조성되면서 마을주민의 정서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농촌축제가 주민이 화합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결속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농촌문화지원사업이 공동체 활성화 뿐만 아니라 농촌 문화관광을 위한 방문객 증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