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0주년 맞은 오리온, 식품회사로 새 60년 연다

창립 60주년을 맞는 오리온 (14,400원 ▲250 +1.77%)의 대표상품 '초코파이 정(情)'이 글로벌 누적 판매액 4조원을 돌파했다. 오리온은 성공적인 제과사업 경험을 토대로 향후 60년간 식품회사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5일 오리온은 '초코파이 정'의 글로벌 누적매출이 4조1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에만 국내·외에서 2000억원 매출을 올린 덕이다.


초코파이는 1974년 출시돼 올해 출시 42년을 맞은 장수제품으로, 오리온에게 처음 해외 진출의 길을 열어줬다. 오리온은 1997년 중국 공장을 시작으로 2006년 베트남과 러시아에 공장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 초코파이는 미국, 브라질, 이란 등 60여개국에서 수출된다.

올해 오리온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자매제품 '초코파이 바나나' 역시 큰 인기를 끌면서 제과업계에 바나나맛 열풍을 몰고 왔다. 이 제품은 3월 출시후 6월말까지 누적매출 230억원, 누적 판매갯수 7600만개를 돌파했다.

1988년 출시된 '포카칩' 역시 초코파이와 더불어 오리온 성장을 이끈 대표 제품 중 하나다. 2012년 감자칩 최초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부터 14년간 감자스낵 시장 1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누적 매출액이 1조2600억원에 달한다.


오리온이 60년간 스낵시장 강자로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이 먹는 음식만큼은 가장 정직한 마음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양구 선대회장의 창업정신을 꾸준히 지켜온 덕분이다.

실제 오리온은 '포카칩'과 '오감자' 등 감자스낵을 최고 품질로 유지하기 위해 1994년 강원도 평창에 '감자연구소'를 설립했다. 국내외 연구개발(R&D) 인력도 133명에 달한다. 중국 진출 초기, 유난히 더운 남부지역 날씨를 견디지 못한 초코파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납품됐던 제품 10만개를 모두 자진수거해 소각했을 정도로 품질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제품 혁신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과대 포장 이슈에 맞서 2014년 11월 제과업계 최초로 시작한 '착한 포장 프로젝트'는 최근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제품 포장 크기를 줄이고 중량을 키워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을 높이는 제품 혁신을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오리온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종합식품회사로의 새 출발을 꿈꾼다. 제과시장에서 품질로 우직하게 승부했던 경험을 토대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 향후 60년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각오다. 지난 6월 농협과 국산 농산물을 이용한 프리미엄 가공식품 생산을 위해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것이 그 시작이다.

농협과 50대 50 지분투자로 설립되는 식품공장은 경남 밀양에 들어선다. 오리온이 식품 생산을 맡고, 농협이 판매하는 방식이다. 하반기 생산될 첫 협업제품은 씨리얼 등 기존 제과사업과의 연관성이 높은 아침대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침대용식을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HMR(가정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 생산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 제과산업은 성장성 한계가 있어서 신사업으로 식품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보고 지속성장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