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 부작용 우려돼"

국회에서 추진 중인 확률형 아이템 규제 입법에 대해 학계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과도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법적 규제보다 게임사들의 자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 노웅래·이동섭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이용자의 알권리 보호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들은 법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확률형 아이템은 개봉 방식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뽑기 아이템이다. 게임사들은 지난해 7월부터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주도로 자율규제를 시행 중이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게임별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제재 법안보다 다양한 게임 특성을 적절하게 반영할 수 있는 당사자들의 자율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며 "업계와 국회, 정부 등이 긴밀한 토의를 통해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정우택 의원(새누리당 )은 확률형 아이템 종류, 구성비율, 획득확률 등 정보를 명확하게 알리라는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자율 규제로는 사행성과 과소비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어려워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황성기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의 전형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게임영업의 본질적 영역이자 핵심적인 영업비밀"이라며 "소비자의 알권리를 근거로 영업비밀 공개를 강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관련 주체들이 모여 자율 규제를 만들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확률형 아이템 관련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법적 규제부터 마련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유창석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교수는 "확률형 아이템은 아직까지 연구가 부족한 영역인데, 법제화 추진은 다소 이르다"며 "법적 규제에 따른 사회적인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법적 규제로 게임사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윤문영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소비자가 돈을 내고 사는 상품 중에 확률이 포함된 건 확률형 아이템 밖에 없다"며 "사행성이 크고 우연적인 요소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들이 게임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확률형 아이템"이라며 "법 안에서 게임사들이 자유롭게 영업을 펼치는 게 신뢰도 회복 측면에서 더 낫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