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반면교사'…자회사 매각 속도내는 산은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 (3,680원 ▲5 +0.14%) 매각 의결에 나서는 등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낸다. 매물로 내놓은 벤처·중소기업 지분도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판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수십곳의 잠재 투자자들로부터 문의를 받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산은이 100% 지분을 가진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PEF) 보유 대우건설 지분 전량(50.75%) 매각을 의결하고 매각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매각추진위원회는 조만간 본격적인 매각 일정을 정한다. 매각 측 실사 일정 등을 감안하면 내년 1~2월 경 매각공고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이 2010년 말 유동성 위기를 겪던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대우건설 경영권을 인수한 뒤 이를 다시 매물로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장가격은 주당 6000원대로 인수가격인 주당 1만3000원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내년 10월 만기인 펀드를 연장해 '본전'을 기대하는 대신 조기매각을 택했다.

산은 관계자는 "산은 하에선 건설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어렵다"며 "체질개선과 경쟁력을 키워가는 게 시급한데 투입한 돈을 생각해 안팔면 기업에 손실이 되는 만큼 빨리 팔아야 한다는게 산은 측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일정이 시작된 KDB생명 역시 최대한 매각이 성사되는 방향으로 거래가 진행될 전망이다. 산은은 PEF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85%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지난 2014년 두차례 매각 당시엔 가격문제로 불발됐지만 이번엔 매각 측이 인수와 유상증자 등에 들인 9500억원을 모두 회수하려 하지는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3일 예비입찰에는 2곳의 투자자가 참여했으며, 일정대로 11월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내년 2월 초 거래가 끝난다.


아울러 산은의 중소·벤처기업 주식 패키지 매각에도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장부가격이 아닌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매각한다는 원칙을 세우면서다. 산은은 3년간 15% 이상 보유해 온 79개 중소·벤처기업 주식 지분을 묶어 팔기로 하고 이 매각공고를 지난 10일 내 다음달 23일 입찰을 마감한다. 산은이 11일 연 잠재투자자 대상 설명회엔 창업투자사 등 100곳의 투자자들이 찾았고, 이에 준하는 투자자들이 산은 측에 기업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한편 산은은 3년간 지분을 15% 이상 들고 있는 벤처·중소기업이 98곳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지분을 5% 이상 갖게 된 기업 34곳 등 총 132개 출자회사 지분 전량을 3년 내 매각할 계획이다.

132곳 중 현재까지 11개사의 지분이 매각됐다. 출자전환 회사 중에선 동국제강 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가 동양물산에, 쌍용양회 지분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각각 팔렸다. 9개 벤처·중소기업 지분 역시 개별 매각이 완료됐거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132개에 포함되지 않은 산은 PEF가 최대주주인 기업 중 매각 대상으론 대우건설, KDB생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