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팀 비상체제 가동, 숨가빴던 탄핵 후 첫 주말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요 국무위원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전 11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 참석(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 낮 12시30분, 경제5단체장 간담회 개최(태평로 대한상공회의소) → 오후2시30분, 확대 간부회의 개최(서초구 반포동 서울지방조달청)

경제사령탑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10일 하루 동선이다.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를 가결시킨 다음날 유 부총리는 분초를 쪼개 각종 회의를 챙겼다. 회의체 성격과 대상은 달랐지만 유 부총리가 강조한 메시지는 "흔들림 없는 경제", 단 하나였다.


정부는 현재 비상경제대응반을 가동해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외신인도 유지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경제 분야는 경제팀이 중심이 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 경제를 위한 특단의 시스템을 보완해서 강구해 달라"고 주문하자 "적극적인 정책 추진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유 부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비상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적극성을 발휘해야한다"며 "통상적으로 적극적인 정책은 재정정책을 의미하는데, 이것 말고도 우리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0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제5 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선 메시지의 선이 더 굵었다. 실물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인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정부를 믿고 경제활동에 임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부총리는 경제단체장들에게 "평상시와 다름없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해달라"며 "기업가 정신과 경제계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경제계는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 부총리는 "청년 구직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신입직원 채용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내년도 투자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집행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정부는 경제의 활력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에 경제계가 매진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경제단체 맏형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신 중견기업연합회가 참석했다. 경제단체장들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책임 있는 각오를 다졌다.

김인호 무역협회장은 "예측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기조를 유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박병원 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경제계는 투자 등 기업 본연의 활동에 매진하고 정부는 이미 발표한 정책을 차질없이 이행해 일자리 창출 성과를 가시화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각 경제주체가 맡은 분야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업의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법률을 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0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간담회를 마치고 곧바로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당초 일요일인 11일 열 예정이었지만 하루 앞당겼다. 기재부 직원들을 독려하고 경제 안정을 위해 보다 발빠르게 움직일 것을 주문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재임기간 역사적 소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어려운 때일수록 외부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 경제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또 "국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그간의 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주는 등 각종 경제정책에 대한 협조를 위해 국민, 언론, 국회와의 소통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엄중한 현실 속에 기재부가 중심이 돼 경제부처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그간 대내외 상황에 따른 많은 어려움을 훌륭히 극복해 나갈만한 저력이 있다는 것을 차례 증명했다"며 "이번에도 국내외 경제주체가 필요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기재부가 중심이 돼 모든 경제부처가 하나로 뭉쳐 위기 상황을 돌파해 나가야한다"고 당부했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관련해 열린 관계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응반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6.12.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편 최상목 기재부 1차관도 이날 오전 '관계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응반 회의'를 열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가동을 알렸다. 국내금융, 국제금융, 무역·통상, 민생 등 경제 부문별 점검 체계를 구축해 이번 사태가 경제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겠다는 게 목표다.

회의엔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행정자치부, 중소기업청, 관세청, 금융국제금융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비상경제대응반은 외환·금융시장 뿐 아니라 수출·투자·고용 등 실물경제 전반을 24시간 살핀다. 비상경제대응반 회의는 수시로 열어 시장불안 요인에 선제 대응하고 필요 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주체의 과도한 심리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최 차관은 "그 동안 우리 경제는 국내 정치적 상황변화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 견조하고 굳건한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국민들께서도 경제에 대한 확신을 갖고 평소와 같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영위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