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월 기준금리 1.25% 유지할 듯…연내 전망은 엇갈려

한국은행이 오는 23일 예정된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1.25%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머니투데이가 10개 금융투자기관,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들에게 2월 한은 금통위 전망을 문의한 결과 모두가 금리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국내 경기도 악화될 우려가 상존해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최근 수출, 물가 등 국내 경기 지표를 보면 추가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1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1.2%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월 초(1~10일) 수출도 전년동기대비 72.8% 증가하면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월 소비자물가도 전년동월대비 2% 상승하면서 중기 물가안정목표 수준에 근접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비교적 괜찮았고 수출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저물가 걱정도 한시름 놓은 상황"이라며 "한은이 금리를 내려야 할 시급성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기 지표 호조만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 자체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추가 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수출 호조와 물가 상승은 지난해 저유가의 기저효과인 측면이 있어 이 지표들로 통화정책 방향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2분기 후반 수출 회복세나 물가상승률을 확인하기 전까지 한은이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기가 마냥 나쁘다고 하긴 어렵지만 가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많고, 국정 운영에 대한 어려움도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원화 절상에 따라 향후 수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심도 남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오는 3월 14~15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한은의 선제적 금리 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14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의회에 출석해 "다가오는 FOMC 회의들에서 Fed는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기대와 일치해서 지속적으로 진전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금리의 추가적 조정이 적합할 것 같다"라고 말해 3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현행 0.50~0.7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게 되면 우리나라와의 금리격차는 0.25%~0.50%포인트로 좁혀진다. 양국 금리격차가 좁혀질수록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져 국내 금리 인하 결정에는 부담이 생긴다.

다만 미 금리인상으로 금리 격차가 좁혀지더라도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곧바로 긴축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 거시건전성이 좋아져 미국이 금리를 1.5~1.75%까지 올리더라도 국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 대부분은 연내에도 지금의 금리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 속도나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내다보는 의견도 있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지표 개선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미국의 통화정책이 부담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고 경기가 크게 나빠질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며 "하반기에도 동결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제정책 방향이 불투명하고 트럼프 정부가 원화 절상압력을 가할 우려가 있으며 유럽 선거일정에 따른 불안요인, 중국 리스크 등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다"며 "경기 하방 리스크들의 현실화 정도에 따라 금리인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