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수장의 3色 주식 활용 경영

주총 시즌을 맞아 SK텔레콤 (51,300원 ▲300 +0.59%), KT (34,500원 ▲400 +1.17%),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 등 이동통신사 수장들의 자사 주식을 이용한 경영 전략이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CEO(최고경영자)들은 자사주 취득을 통해 책임 경영의 의지와 향후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피력하며 효과를 거두곤 했다. 이통사 수장들은 최근 자사주 취득 전략 외에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주식성과급 등을 경영 성과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3일 LG유플러스 주식 2만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약 2억9000만원 규모로 지난해 2만주 자사주를 취득한 데 이어 이번 취득으로 총 4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LG유플러스는 권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실현 의지와 신사업 달성 등에 대한 자신감 표명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주주들에게 경영 신뢰도를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CEO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혀 시장의 신뢰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주가 부양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이기도 하다. 새로운 CEO가 취임했을 때 경영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경우가 종종 있다.


권 부회장 역시 지난해 취임 이후인 3월 말 자사주 2만주를 매수한 바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015년 5000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주식을 성과급이나 스톡옵션으로 부여해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2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대표이사(사장)에 6만6504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약 160억원에 달한다. 스톡옵션 행사는 2019년 3월 25일부터 2024년까지 3차에 걸쳐 가능하다. 즉 중장기 경영 성과로 주가가 오를 경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EO나 임원들이 단순히 자기 임기 내 단기 성과를 위해 경영 전략을 구사하는 게 아니라 차기 경영진 이후에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취할 수 있게 된다"며 "중장기적인 회사 미래를 내다보는 책임 경영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KT의 경우 주식을 성과급 형태로 제공한다. 연간 경영 평가를 통해 부여되는 성과급 외에 장기 성과급 형태로 CEO를 비롯한 임원에게 주식을 지급한다. 황 회장의 경우 지난 2015년 경영 평가에 따라 지난해 8월 1만7961주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았다. 당시 임헌문, 구현모 부회장 등 임원들도 자사주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았다.

KT는 지난 2015년 영업이익 1조29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역시 1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올해 주식성과급도 기대할 만 하다.

특히 최근 이동통신3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수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SK텔레콤은 주가가 최근 한달간 14% 상승했고 KT는 9.5% 올랐다. LG유플러스는 13%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