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국보 된다

조선 후기제작된 '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聞慶 大乘寺 木刻阿彌陀如來說法像)이 국보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6일 '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을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했다. '선종영가집(언해)'(禪宗永嘉集), '자치통감(資治通鑑) 권57~60', '재조본 사분율(再雕本 四分律) 권47~50'은 보물로 지정된다.


1675년에 제작된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현존하는 조선 후기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17세기 후반 활약했던 조각승 단응과 탁밀의 조각 기법에서 보듯 대중성 짙은 평담한 미적 감각을 바탕으로 한 강직하고 개성 넘치는 묘사가 인상적이다.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조선 후기에 유행한 불화와 조각을 절묘하게 접목한 목각탱이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1684년 예천 용문사, 상주 남장사, 서울 경국사, 1692년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1782년 남원 실상사 약수암 등 6점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대승사의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6점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부처와 보살상의 표현을 비롯해 작품 전체의 격이 높고 도상 수도 많다"며 "다른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들의 모본으로 볼 수 있어 국보로서 가치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선종영가집(언해)'는 불교의 핵심인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을 바탕으로 선정에 들 때 유의할 점과 수행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세조 10년(1464)에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간행한 상, 하권 4책으로 세조가 친히 구결(口訣·한자의 음훈으로 기록한 우리말 토씨)을 달고 조선 초기 승려 신미(信眉) 등이 한글로 옮겼다. 권수면에 '교정'(校正) 인이 날인된 초인본으로, 하권의 마지막 4장이 없는 상태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같은 책 중에서 최고의 선본이다.


'자치통감 권57~60'은 294권 100책 중의 영본 1책이지만 세종 18년(1436)에 조선 최고의 금속활자인 갑인자로 찍어 전해지는 수량이 많지 않아 매우 희소하다. 자치통감은 중국 북송의 사마광(1019~1086)이 역대의 사실을 밝혀 정치의 규범으로 삼고 왕조의 흥망성쇠의 원인과 대의명분을 밝히려는 목적에서 1065년부터 1084년까지 편찬한 편년체 역사서다. 조선초기 출판 인쇄와 서지학과 관련해 가치가 높고 동일 판본의 전본이 드물다는 점에서 국가문화재로 지정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설명이다.


'재조본 사분율 권47~50'은 국보 제32호인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재조본 고려대장경) 중 출가한 승려가 불법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계율을 상세히 기록한 '사분율'이라는 불교의 경전을 조선 초기에 인출한 것이다. 수많은 대장경 중 4권 1책에 불과하지만 인쇄면이 밖으로 나오도록 책장 가운데를 접고 책의 등 부분을 끈으로 꿰매어 묶은 조선 초기 선장(線裝) 형식의 인본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다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 보존상태도 온전하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국보, 보물)로 지정 예고한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갖는다.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