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아이 방치' 판사, 구두 경고 조치…징계 안 받는다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기자

대법원. /사진=뉴스1

미국령 괌에서 아이들을 차량에 방치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설 모 판사가 구두 경고 외에 소속 법원의 징계는 받지 않게 됐다.

수원지법은 미국령 괌에서 보호자 없이 자녀를 차량에 15분이 넘도록 남겨 둔 혐의로 경범죄 처벌을 받은 설 모 판사에 대해 구두로 엄중 경고하고 별도로 징계는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법관징계법에 따르면 법원은 법관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경우 1개월에서 1년간의 정직·보수 지급 정지, 1개월∼1년간 보수 3분의 1 이하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다. 보통 징계 절차는 소속 법원장이 대법원에 징계를 요청하면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

징계를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 수원지법은 “해당 경범죄 행위는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처벌대상이 아니며 직무 수행과 무관하게 휴가 기간 중 발생했다”며 “현지 검찰도 대상자 부부의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공소를 취소하고 법원도 이를 허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지법은 “현지 검찰의 공소장, 신용카드 결제 영수증, CCTV 기록 시각 등을 토대로 검토한 결과, 대상자 부부가 자녀들을 차량에 남겨 두었던 시간은 20분 이내”라며 “대상자도 자신의 행위가 부적절했음을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앞서 설 판사와 모 변호사 부부는 지난달 2일(현지 시간) 괌의 한 마트 주차장에 아들(6)과 딸(1)을 문이 잠긴 차 안에 방치한 혐의(아동학대 등)로 경찰에 체포됐다. 설 판사 부부는 현지 법원 의해 각각 500달러씩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벌금을 납부 후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