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AI로 새 일자리 창출 고민"…中, '디지털 일대일로' 자랑

지난 3일 중국 저장성 우전시에서 열린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이 선보인 무인슈퍼 시스템을 한 관람객이 체험해보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매장 관리 및 운영을 지원하는게 특징이다. /사진=세계인터넷대회 홈페이지, 차이나데일리

중국 대형 IT 기업들이 지난 3일 중국 저장성 우전시에서 열린 제4회 세계인터넷대회에서 발전된 AI(인공지능)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고 상하이정췐바오(상해증권보)가 4일 보도했다.

세계인터넷대회는 중국이 인터넷 기술 발전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올해는 '디지털 경제 발전의 개방공유 촉진. 인터넷 운명공동체 공동 건설'을 주제로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대표되는 중국 유명 IT 기업들과 미국 애플 등이 참가했다. 올해는 특히 AI 관련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넘긴 텐센트는 첫 의료용 AI 제품인 '텐센트미잉'(騰訊覓影)을 선보였다. 식도암 초기진단을 첫 임상시험 사례로 정하고, 중산대학 부속 종양병원, 광둥성 제2인민병원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텐센트미잉은 내시경 검사를 결과를 빠르게 분석해 정확하게 식도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검색서비스 기업 바이두는 AI 채팅 시스템 듀어운영체제(DuerOS)를 내세웠다. 음성 인식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바이두는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과 협력해 중국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한 AI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은 가장 다양한 AI 응용 서비스를 선보였다. AI가 매장 관리를 맡는 무인 슈퍼는 관람객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금융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은 AI를 이용한 새로운 보험배상 서비스를 선보였다. AI가 심층학습과 이미지식별기술을 이용해 차 사고 현장 조사원을 대신해 상황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앤트파이낸셜은 이 기술을 통해 중국 보험업계가 연간 약 20억위안을 아낄 것으로 추산했다.

알리바바그룹 내 클라우드 사업 자회사 알리클라우드가 만든 AI 'ET대뇌'(大腦)는 이미 산업용, 의료용, 도시관리용이 개발됐다. 지난달 11일 중국 최대 할인행사인 '광군제' 당시 알리바바그룹이 28조원의 매출을 올릴 때도 ET대뇌를 이용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으로 큰 무리 없이 모든 거래가 이뤄졌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AI가 일자리를 뺏을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기술을 수용하고 어떻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찾은 팀 쿡 애플 CEO는 “AI를 우려하는 것보다 인간이 로봇처럼 생각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AI로 대표되는 혁신은 장차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술 이점이 될 것”이라며 “바이두가 현재 진행 중인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 ‘아폴로’(Apollo)가 대표적 사례로, 자동차 산업 전체를 변신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이번 세계인터넷대회를 통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개발 사업도 강화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날 중국은 라오스, 사우디아라비아, 세르비아, 태국,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일대일로 디지털 경제 국제 협력 이니셔티브’를 발족했다. 도로, 철도 등 인프라(사회간접자본)뿐만 아니라 디지털 세계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