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좌 통한 정상적인 가상통화 거래는 빗썸 등 4개만 가능

오는 30일부터 가상통화를 거래할 수 있는 사이트가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4곳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현재 계약을 맺고 있는 이들 4개 거래사이트에만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제공하고 법인계좌 등으로 투자자금을 모아 거래하는 사이트와는 아예 금융거래를 끊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준수를 위해 오는 30일 이후 법인계좌 등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 운영하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는 금융거래를 끊을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가상계좌가 아닌 법인계좌로 운영되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가 60여개 확인됐다며 “상식적인 은행이라면 이런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의 거래는 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법인계좌로 운영되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대해서는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워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라는 점이 확인되면 거래를 지속하기 어렵다. 가상계좌 없이 법인계좌로 가상통화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것은 법인계좌에 여러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아 가상통화를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법인계좌는 여러 투자자의 자금이 섞여 있어 ‘벌집계좌’라 불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인계좌로 가상통화를 거래한 사실이 확인되면 자금세탁 방지 의무와 관련해 필요한 사항을 요구한 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거래를 거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인계좌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를 운영하면 사기, 횡령, 유사수신 등 불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법인과 투자자간 자금 구분이 어려워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와 관련해 시스템을 갖춘 곳은 신한·NH농협·IBK기업·KB국민·KEB하나·광주 등 6개 은행뿐인데 새로운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가상계좌 제공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계약을 맺은 신한·농협·기업은행은 기존 고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고 국민·KEB하나·광주은행은 추가 당분간 계약을 맺을 계획이 없다.


은행들이 새로운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계약을 맺지 않고 법인계좌로 운영되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와 거래를 끊으면 앞으로 은행 계좌로 정상적으로 가상통화를 거래할 수 있는 곳은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4곳으로 제한된다.

현재 이들 거래사이트와 계약을 맺은 신한·농협·기업은행은 오는 30일부터 이들 거래사이트의 가상계좌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야비트와도 계약을 맺었으나 현재 거래가 중지된 상태여서 추가 실사 이후 거래 재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가 시행되면 기존 가상계좌를 통해서는 추가로 입금할 수 없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인계좌로 운영되는 가상통화 거래사이트가 은행과 계약을 통해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면 앞으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를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