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의 늪' 빠진 롯데…현장서 답 찾는다

협력업체와 원단을 살펴보고 있는 롯데백화점 MD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가 현장 근무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롯데마트가 전 직원의 현장 근무를 독려한 데 이어 최근 롯데백화점도 상품기획자(MD)의 현장 근무를 정례화했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매출 감소에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 침체와 쇼핑 환경의 변화로 오프라인 유통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개선의 해답을 현장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MD들의 현장 근무를 의무화했다. 현장 근무를 의무화한 건 백화점 업계 내 처음이다. 현장 근무의 날은 화요일·수요일·목요일이다. 주 5일 중 3일을 현장에서 보내는 셈이다.

현장 근무의 날에는 오전 9시 출근부터 오후 5시 퇴근 때까지 백화점 현장과 협력 업체, 핫플레이스 등을 방문해 현황 파악에 집중한다. 이후 현장에서 취합한 내용을 공유하고 신규 브랜드와 이벤트 등을 논의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장에서 별도의 가이드라인 없이 MD가 자율적으로 스케줄을 정해 움직인다"며 "이 덕분에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올해 1월부터 직원들의 현장 근무를 강화했다.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은 현장 근무의 날로 정했다. 이를 통해 주 3일 이상 협력사와 직접 소통하며 신규 행사 유치와 매출 증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장 근무 강화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있다. 2017년 롯데백화점의 국내 매출은 7조4510억원(기존 회계기준)으로 전년대비 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국내 매출 역시 5조3300억원으로 6.2% 줄었다. 매출이 줄어든 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세월호 참사로 소비가 크게 위축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온라인으로 집중되는 쇼핑 환경의 변화도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3% 증가에 그친 반면 온라인은 13.2%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현장에서 발굴한 아이디어를 반영해 단독 브랜드를 론칭하고 체험형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오프라인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장 근무를 강화한 지 아직 석 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눈에 보일만한 뚜렷한 성과를 낳진 않았다"며 "그러나 앞으로 급변하는 쇼핑 환경 속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좁히고 빠르게 대처하는데 현장 근무 강화는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