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첫 세제실장 인사코드는 '파격'…왜?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으로 김병규 재산소비세정책관이 임명됐다. 세제실장은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전임 세제실장을 박근혜 정부가 임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첫 세제실장 인사다. 특히 기수 등을 감안했을 때 '발탁 인사'로 꼽힌다. 김 실장의 경력과 전임자의 추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한 김 실장은 정통 세제 관료의 길을 걸었다. 일선 세무서와 기재부 세제실, 조세심판원까지 거쳤다. '세제통'으로는 최초로 예산실 과장을 맡는 등 세제와 예산을 두루 섭렵했다.

김 실장의 기수만 봤을 때는 파격에 가까운 인사다. 김 실장의 전임자였던 최영록 전 세제실장은 행시 30회였다. 현재 세제실 선임국장인 안택순 조세총괄정책관도 행시 32회로 김 실장보다 선배다.

특히 세제실은 기재부 내에서 유독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갖춘 곳으로 꼽힌다. 행시 34회로 국장급인 재산소비세정책관을 맡고 있던 김 국장이 세제실장으로 직행한 건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실장의 발탁 인사에는 최 전 실장이 큰 역할을 했다. 최 전 실장이 후임자로 김 실장을 강력 추천했던 것. 기재부 전체 인사를 총괄하는 고형권 기재부 1차관 역시 이에 동의했다.

최근 조세정책의 현안 역시 김 실장의 발탁에 힘을 실어줬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출범을 예고했다.

기재부는 당시 국장급 간부 3명을 국정기획위에 보냈다. 김 실장은 재산소비세정책관을 맡던 중 국정기획위으로 파견을 갔고, 문재인 정부 조세정책의 밑그림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보유세 개편 등 조세정책의 현안을 재정개혁특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는데, 보유세는 김 실장이 재산소비세정책관으로서 총괄했던 분야다. '뜨거운 감자'인 가상화폐 과세 역시 김 실장이 최근까지 맡았던 일이다.

기재부 인사과는 "김 실장은 세제와 예산을 두루 경험해 재정분야에 거시적, 종합적 시각을 가졌다"며 "특히 보유세 개편, 가상화폐 과세 등 당면 개혁과제의 방안을 마련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