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딴지 건 ISS, 페이스북 이사회도 간섭

지난달 10일 미국 워싱턴DC의 의회의사당 앞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모형이 여러 개 세워져 있다. 이날 저커버그 CEO는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 관련 의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AFPBBNews=뉴스1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오는 31일 페이스북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견제에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포함된 이사 5명에 대한 지지 보류를 권고한 것.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이들의 위기관리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으며 주주에게도 큰 피해를 줬다는 이유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ISS는 최근 주주들에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문제를 계속 자세히 감시해야 한다"면서 "위험관리를 위한 사내 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민감한 콘텐츠 관리에 관한 보고하도록 하는 안건에 찬성하라"고 촉구했다. 고객 정보 관리 등 주요 문제를 저커버그 등 경영진에만 맡기지 말고 별도 위원회를 통해 감시하자는 주장이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영국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8700만명의 고객 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사실상 방조했고, 이 때문에 지난달 미국 의회가 저커버그 CEO를 상대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유럽의회도 곧 관련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ISS는 페이스북 이사 선임 방법에도 이의를 제기하며 저커버그 CEO와 샌드버그 COO의 이사 재선임에도 반대했다. 이사들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서는 이사 추천을 담당하는 공식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게 ISS의 주장이다.

ISS는 특히 저커버그와 샌드버그의 경호 비용이 별다른 이유 없이 급증한 것을 문제 삼았다. 회사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경영진이 쓸데없는 곳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이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회계 자료를 보면 저커버그에 대한 개인 경호비용은 2016년 490만달러(53억원)에서 지난해 730만달러(79억원)로 증가했다. 샌드버그도 작년에만 270만달러를 경호비용으로 썼다.


다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저커버그에 대한 지지 보류를 주장하지는 않았으나, 페이스북 재무 관리에 허점이 있다며 3명의 재무 담당 이사들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또 ISS와 함께 저커버그 CEO가 과반을 행사 중인 의결권 구조 개선도 요구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도 관여해 논란이 됐다. 현대차가 마련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고, 대신 지주사 전환을 요구하는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주장에 동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