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없었던 금통위…기준금리 또다시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6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고도 했던 이주열 한은 총재지만 가시적인 금리인상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 소수의견 역시 없었다.

◇6개월째 동결 = 한은은 이날 열린 5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 수준에서 동결했다. 이변은 없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경기인식도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설비투자가 다소 둔화됐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지표를 두고선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에서 "고용상황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달에 담겼던 "고용상황은 회복세가 둔화됐다"는 표현보다 악화된 인식이다.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1%대 중반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목표수준(2%)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 총재는 이달 초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으로 3% 성장률과 2%대 물가상승률을 제시했다.


금리인상의 '시그널'로 인식되는 소수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이 총재는 "금리동결 결정은 전원 일치였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7월 금리인상설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은 이어지게 됐다. 미국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역전 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주열의 경기인식은? = 기준금리 동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점에서 이날 금통위의 또 다른 관심사는 이 총재의 경기인식이었다. 최근 생산와 투자 등 경제지표의 부진을 두고 정부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학자들은 경기침체론을 펼치고 있다. 경기순환기를 볼 때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릴 의지가 없다는 점도 분명하게 했다. 이 총재는 "4월 전망을 수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다.

이 같은 인식에 근거해 경기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일축했다. 예상보다 국제유가가 올랐지만 물가 급등 상황으로까지 볼 수 없고, 성장세도 이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 총재는 아르헨티나 등을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신흥국의 금융불안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건전성은 상당히 양호한 상황"이라며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