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뉴욕도착 이모저모…공항 취재진 피해 맨해튼 호텔 직행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의 고위급 회담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간) 숙소인 '뉴욕 맨해튼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송정렬 뉴욕 특파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현지시간) 철통보안 속에 뉴욕에 도착, 6·12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좌우할 1박2일간의 뉴욕일정에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과의 고위급회담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세기의 핵담판을 위한 막판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1박2일 뉴욕회담이 사실상 6·12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와 성공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날 김 부위원장이 입국하는 뉴욕 JFJ 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이날 오전부터 한국 언론을 비롯해 전세계 언론이 집결, 취재경쟁을 펼쳤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를 비롯해 북한대표부 외교관들도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대표부 관계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성과를 거두려고 하니까 여기까지 온것 아니겠느냐"며 이번 뉴욕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탑승한 에어차이나 'CA981'이 2시쯤 JFK공항에 안전하게 도착하자 취재진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며 공항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세계 각국의 취재진들이 김 부위원장의 뉴욕 입국을 취재하기 위해 1층 입국장과 2층 출국장 한편의 VIP 통로에 진을 치고 기다렸지만, 김 부위원장은 기대와 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김 부위원장은 취재진을 피해 경찰 차량의 호위를 받으면서 차량을 타고 계류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무부가 앞서 항공기 도착과 함께 검은색 세단과 경찰 차량을 계류장으로 보내 김 부위원장을 에스코트하는 특급 의전을 했다.

북측 관계자 역시 "미 국무부측에서 별도로 모시고 나간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교소식통들은 "계류장 에스코트는 통산 국가원수급에 제공되는 것"이라며 "그만큼 이번 뉴욕회담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 국무부가 의전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 JFK 공항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입국을 기다리고 있는 유엔주재 북한대사관 직원의 모습. /사진=송정렬 뉴욕 특파원

김 위원장은 취재진을 피해 공항을 빠져 나간지 1시간 이후인 3시반쯤 숙소인 뉴욕 맨해튼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유엔본부와 주유엔 북한대표부와 바로 인접한 곳으로 뉴욕을 방문하는 북한 고위 당국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숙소다.

김 위원장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외면하며 곧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뉴욕 일정은 이날 오후부터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오후 2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이후 뉴욕으로 출발했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뉴욕 맨해튼 소재의 주유엔 미국차석대사 관저에서 만찬을 갖고, 31일 오전에 같은 장소에서 공식 회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후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회담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 부위원장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2000년 10월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차수)의 워싱턴DC 방문 이후 18년 만에 미국을 방문하는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까지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북미간 실무협상 결과를 토대로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인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서로 맞바꾸는 '빅딜'을 최종 조율하며,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이번째로 3번째 만남을 갖게 된다.

현재 최대의 관심사는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DC 방문여부다. 폼페이오 장관이 뉴욕으로 이동해 고위급 회담을 갖는다는 점에서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워싱턴DC 방문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긍정적인 회담결과를 도출할 경우 전격적으로 함께 워싱턴DC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 1터미널 2층 출국장 한편의 VIP 통로 앞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입국장면을 취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전세계 취재진들의 모습. /사진=송정렬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