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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CCTV 설치, 수술실은 왜 안되죠?

기고 머니투데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 대표 |입력 : 2018.10.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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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 대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 대표.
일부 의사의 일탈행위인 줄 알았던 '대리수술' 문제가 의료계의 관행이라는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이 수술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무자격자 대리수술은 환자 생명과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범죄다. 따라서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환자단체는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을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대안으로 줄곧 제시해 왔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아직까지 관련 법안이 발의되지 않았고, 보건복지부도 침묵하고 있다.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가 10월부터 경기도의료원 산하 안성병원에서 수술실 CCTV 설치·운영을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사회적 여론이 악화되자 최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수술실 CCTV 설치는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방어진료를 조장할 수 있다'는 논리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인적이 드문 공공장소에 CCTV를 설치한다고 해서 그곳을 왕래하는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않는다. 수술실에 설치된 CCTV는 교도소처럼 범죄자를 감시하는 용도가 아니다.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돼 있고, 전신마취제를 이용해 환자가 의식을 잃게 되면 수술실 내에서 발생한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장소적 밀폐성'으로 인해 혹시 발생하지 모르는 범죄행위와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고성능 카메라로 수술대에 누워있는 환자의 신체 부위를 정밀하게 촬영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일반적인 CCTV처럼 누가 수술실에 들어가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의 영상 촬영이면 충분하다. 수술실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은 현재와 같이 의료기관에서 임의로 볼 수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 수사·재판·분쟁조정 등과 같은 일정한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관기간도 명시하고, 영상이 유출되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의사협회가 수술실 CCTV 설치 반대 근거로 제시한 잠재적 범죄자 취급, 방어진료 조장, 영상 유출로 인한 심각한 환자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등은 모두 응급실 CCTV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렇다면 현재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으면서도 폭력사태 등 범죄 예방과 증거 수집 목적으로 의료기관이 임의로 응급실에 설치한 CCTV도 모두 철거해야 한다. 응급실 CCTV 설치는 되고, 수술실 CCTV 설치는 안 된다는 의사협회의 주장은 모순이다. 의사면허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의사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의 확실한 근절을 위해서라도 대한의사협회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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