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그대로"…숙박공유·헬스케어 '재탕 규제혁신'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정부가 내국인에게도 도시 지역 내 숙박공유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다는 건데, 줄곧 추진 계획만 나오고 있는 규제혁신 과제다.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17일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했다. 내년 경제정책방향에는 단골손님 중 하나인 규제혁신 과제가 또 다시 담겼다. 대표적인 게 숙박공유의 확대다.

숙박공유는 숙박중개 플랫폼 등을 이용해 주택의 빈 방을 숙박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현행법상 도시 지역에서 내국인 대상 숙박공유는 불가능하다. 외국인에게만 도시 지역 숙박공유를 허용한다.

반면 농어촌 지역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 구분 없이 숙박공유를 제공할 수 있다. 정부는 연 180일 이내에서 도시 지역에서도 내국인에게 숙박공유를 허용하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추진 계획은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과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올해 3월까지 공유민박업을 신설하고 내국인 대상 규제를 풀겠다고 강조했다. 1년 동안 바뀐 게 없는 셈이다.

이번에도 추진 계획만 담겼다. 내년 중으로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기존 숙박업계와 상생방안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기존 숙박업계는 숙박공유의 활성화에 반대하고 있다.

관광진흥법 개정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6년 10월 정부 계획과 동일한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사한 내용의 개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기존 숙박업계의 반발 등으로 관광진흥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입법 상황에만 주목한 채 특별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숙박공유 활성화는 지난 10월 정부의 핵심규제 혁신 방안에도 담겼던 내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급변하는 관광시장 변화에 대한 지역 사회의 대응역량을 높여야 한다"며 "축제, 국제행사 등 숙박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때 별도의 투자 없이 숙박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경제정책방향에는 지난해 경제정책방향에 담겼던 건강관리서비스의 활성화 방안 역시 포함됐다. 건강관리서비스의 활성화는 2016년 2월 무역투자진흥회의의 안건이기도 하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하는데,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건강관리서비스를 의료행위로 볼지 여부가 관건이다. 정부는 올해 중으로 비(非) 의료기관의 건강관리서비스 제공범위와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중에는 실제 현장적용을 위한 적용사례집을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건강관리서비스의 가이드라인 수립과 현장 적용이 몇 년째 공회전 중이라는 점에서 실제 계획으로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동네의원 등 1차 의료기관에서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한다는 것은 이미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내용이다. 지난 11일부터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가 시작됐다.

세종과 부산 등 스마트시티 시범지구에서 대여·반납의 제한이 없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범도입한다는 내용이 경제정책방향에 들어가긴 했지만, 적용 대상이 워낙 제한적이라 일반 국민들의 체감도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