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나가" 日, 젊은층 공짜 해외여행 보내준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사람들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청년층의 해외 출국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일본 정부가 젊은이들을 해외로 내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젊은 층에서 해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커지자 아시아 국가에 무료로 여행을 보내주는 등 장려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여행업체 등과 함께 지난 24일 '젊은 층의 아웃바운드(자국인의 해외관광) 추진실행회의'를 설립하고 이 같은 방안을 실행하기로 했다.

실행회의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20세 200명을 선발해 아시아 10개국에 여행을 무료로 보내주는 이벤트를 열기로 결정했다. 10개국 후보지로는 한국, 홍콩, 마카오, 대만, 괌,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꼽힌다.

이 밖에도 일본 정부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항공권 할인, 여권 발급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대학생들이 항공권이 싼 시기에 출국할 수 있도록 학기 중 해외방문을 출석으로 간주하거나 수업단위로 인정해줄 것을 대학 측에 요청하고 해외 민간기업에서의 인턴십 참가제도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일본 젊은이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20대 일본 청년층의 해외 출국자 수는 1997년 452만명에서 2017년 305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20대 출국자 수가 109만 명에서 464만 명으로 급증한 한국과 대비된다.

자동차나 사치품, 해외여행에 관심이 없고 일상에서의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중시하는 일본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의 특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국내여행에 만족하거나 실내에서 여가를 해결하는 경향이 강해진 탓이다.

교도통신은 이날 실행회의의 대책이 방일 관광객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인의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 국제선 항공편이 늘어나 방일 관광객도 더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최근 수년간 급증해 지난해엔 3000만명을 돌파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까지 이를 4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