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에게만 열리는 '하부지' 지갑, IPTV에도 열릴까

KT 올레tv 시니어 서비스 '청·바·지' 화면 모습/사진제공=KT

IPTV(인터넷TV) 업계의 시니어(노인) 세대 공략이 본격화 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9,800원 ▲50 +0.51%)가 관련 브랜드를 1분기중 출시한다. 이미 '청·바·지'라는 시니어 서비스를 선보였던 KT (34,500원 ▲400 +1.17%)는 콘텐츠 량을 대폭 확대했다. 그동안 키즈 콘텐츠를 앞세워 미디어 부문에서 재미를 봤던 통신사들이 시니어들을 직접 겨냥한 콘텐츠로 이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니어 콘텐츠 론칭 준비에 가장 적극적인 통신사는 LG유플러스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분기 중 시니어 세대를 겨냥한 전문 서비스 브랜드인 'U+tv 브라보라이프(브라보라이프)'를 출시한다.

LG유플러스는 구글 유튜브와 연계한 영유아 전문 서비스 'U+아이들나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최근 가장 많은 가입자 확보를 이룬 사업자다. 시니어 콘텐츠로 또 다른 세대를 개척하겠단 목표다.

노인층을 겨냥한 서비스답게 우선 건강과 여행, 창업 정보 관련 콘텐츠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5G(5세대 이동통신) 및 10기가인터넷 시대를 맞아 초고화질의 가상현실(VR) 연계 영상 콘텐츠가 주요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보고 싶은 먼 타국이지만 거동이 불편할 수 있는 노인들에게 실제 그 곳에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맞춤형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름다운 풍경사진과 자연의 소리를 담은 100여편의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콘텐츠와 생활정보, 예능·영화·유튜브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이드, 은퇴 후 두 번짹 직업을 찾은 비슷한 세대의 성공 사례 등을 보여주는 콘텐츠, 건강정보 및 인문·역사 관련 콘텐츠도 마련돼 '브라보라이프'라는 서비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비슷한 시기를 겨냥해 SK텔레콤 (51,300원 ▲300 +0.59%) 유선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시니어 콘텐츠를 공개, 맞불을 놀 예정이다. 현재 자사 IPTV 'B tv'에 마련된 '시니어 메뉴'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노인 세대들이 관심을 갖는 콘텐츠에 대한 할인 혜택을 주는 한편, 생활 패턴과 연계한 홈트레이닝, 여행지 추천, 오프라인 건강 관련 제품과의 제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레tv' 를 통해 '청·바·지'라는 실서 세대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이미 지난해 선보인 KT는 1000여편이었던 콘텐츠 수를 최근 5000여편으로 대폭 확대하며 시니어 세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전 영화, 인문학 강연, 건강, 취미, 여행, 공연, 다큐멘터리 등 장르도 다양하다. 자체 제작한 노인들을 위한 필라테스 강연과 서울 근교 여행 프로그램도 서비스 중이다. 론칭 당시와 비교해 매출도 40%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메뉴 리뉴얼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IPTV를 서비스하는 통신사들이 브랜드 론칭까지 단행하며 시니어 세대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노인들에게 익숙한 TV라는 매체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큰 시니어 시장을 우선 선점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 산업 장 규모는 124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들 중 91.4%가 주중 여가활동 중 하나로 TV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IPTV 사업자들이 시니어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노인층이 문화 소비 생산의 적극적 주체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며 "TV가 노인들이 쉽게 ICT 기술에 접근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