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가맹점부담 年 7800억원 준다

정부의 카드수수료 개편에 따라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연간 7800억원 줄어든다. 이와 달리 마케팅 혜택을 많이 받아온 연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은 다음달부터 수수료율이 인상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에 따라 카드사들이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을 조정해 총 7800억원의 수수료가 경감된다고 19일 밝혔다.


수수료 경감액은 연매출 30억원 이하 우대가맹점은 5700억원, 연매출 30억원 초과 500억원 이하 일반 가맹점은 21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추정한 총 경감액 8000억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지난달 15일부터 우대가맹점과 일반가맹점에 수수료율 조정 내용을 통보해 지난달 31일부터 변경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3년마다 실시하는 원가 재산정에 따라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은 수수료율을 종전 2%에서 1.4%로,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종전 2%에서 1.6%로 각각 0.6%포인트, 0.4%포인트 인하했다. △연매출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 일반 가맹점은 평균 0.22%포인트~0.30%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카드사들이 올해 실제 조정한 내역을 갖고 계산해 보니 연매출 30억원 이하 우대가맹점은 카드수수료 부담이 연간 5700억원 경감되는 것으로 나왔다. 우대수수료율 적용을 받는 가맹점은 전체 273만개 가맹점 중 96%인 262만6000개다. 업종별로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 비중은 편의점 89%, 슈퍼마켓 92%, 일반음식점 99%, 제과점 98%로 집계됐다.

특히 연매출액 10억원 이하 가맹점은 올해부터 부가가치세 매출세액 공제한도가 연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2배 확대됨에 따라 실질수수료는 0.1%~0.4%로 크게 낮아졌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일반가맹점도 대부분 수수료율이 떨어져 연간 2100억원 가량 부담이 줄어든다. 종전에는 수수료 원가에 들어가는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모든 가맹점에 공통 배분했지만 올해부터는 실제 마케팅 혜택을 받는 가맹점에 비용을 더 부담시키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연매출 30억원 초과 100억원 이하는 0.30%포인트, △100억원 초과 500억원 이하는 0.22%포인트 각각 수수료율이 떨어졌다. 다만 일반가맹점이라도 연매출액이 예컨대 5억원이었다가 1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나면 수수료율이 늘어날 수있다.

연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은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카드사들은 지난달 29일부터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상폭을 통지해 3월부터 새 수수료율 을 적용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수수료율은 주요 대형마트는 1.94%, 백화점 2.01%, 통신업종 1.80% 였는데 올해는 이보다 약 0.2%포인트~0.3%포인트 가량 인상해야 한다는 게 카드사들의 계산이다.

대형 가맹점은 통지를 받은 시점에서 1개월간 이의 신청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마케팅 혜택이 집중된 일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가 인상된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며 "이는 마케팅 혜택 등을 감안 시 낮은 수수료율을 부담해 온 대형가맹점에 수익자부담 원칙을 실현하고 수수료 역진성을 해소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실제 일부 업종은 연간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를 3500억원 부담해 왔는데, 카드사가 지출한 프로모션 등을 포함해 총 마케팅비용은 3600억원으로 수수료보다 많았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한편 금융위는 카드업계의 고비용 마케팅 관행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1분기 중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