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제조업 경쟁력, 우리경제 생존 문제"…'규제 합리화' 공감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반도체 등 국내 제조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제조업 경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1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제조업 경쟁환경 변화는 한국에 우호적이라고 보기 어려우나 적절한 대응전략을 통해 우리 제조업이 재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나가는 것은 이제 우리 경제의 생존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스마트 팩토리, 정보통신(IT) 융합, 글로벌 가치사슬, 리쇼어링 등 용어가 더욱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제조업과 그 주변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내 업종 간,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전통적 경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경쟁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독일,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제조업을 둘러싼 경쟁환경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학계나 연구원, 금융계 인사가 아닌 특정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업계 현황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최형기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임승윤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부회장,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무, 장윤종 포스코경영연구원장, 염용섭 SK경제경영연구소장 등 업계 관계자 6명이 참석했다. 한은에서는 이 총재와 함께 정규일 부총재보, 이환석 조사국장, 박종석 통화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출과 관련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실제 업계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또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간담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 13대 주력품목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3% 감소한 353억2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1.2%)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은 "참석자들은 최근 대내외 환경 변화로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향후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주요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노력으로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제조업 구조 변화에 맞는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한 언급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철강, 디스플레이 등 부분에서 중국과 기술 경합도가 높아지면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의견이 있었고, 최근 전체 수출과 관련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