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고척4구역 재개발, 대우vs현대ENG ‘암투’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고척4구역 재개발 단지 투시도. /사진제공=대우건설

총사업비 2000억원 규모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 경쟁에 나선 대우건설 (3,705원 ▼55 -1.46%)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권을 놓고 다투고 있다. 시공사 선정 관련 조합원 투표 결과를 놓고 대립하는 모양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열린 고척4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재적 조합원 266명 중 246명(서면참석 포함)이 투표한 결과, 대우건설이 126표, 현대엔지니어링이 120표를 받았다.

이날 조합원 90% 이상 참석해 성원이 된 가운데 과반 이상 득표한 대우건설이 무난히 시공사로 선정된 듯 했지만, 개표 사회자가 투표용지에 기표용구 이외 별도 볼펜 표시가 된 6표(대우건설 4표, 현대엔지니어링 2표)를 무효 처리했다.

무효표를 뺀 대우건설의 실제 득표수는 122표로 참석자 과반(123표)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표결은 최종 부결됐다. 조합은 향후 총회를 다시 열어 재투표를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시공사 선정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된 볼펜 표시는 시공사 구분이 어려운 고령의 조합원을 배려한 것이며 이에 대해 양사가 사전에 합의했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은 투표용지 기표가 구분선에 걸치지 않고 양사 중 한곳을 선택한 의사표시가 명확하면 유효표로 인정한다고 미리 공지했다”며 “현대엔지니어링도 기표소 입장 전 투표용지 확인시 볼펜 등이 마킹된 용지를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전에 투표용지 표기 방식에 대해 합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양사는 또 이번 고척4구역 수주 경쟁 과정에서 상대방이 자사에 근거없는 비방전을 했다며 불쾌한 감정을 나타낸다.

대우건설은 조합과 협의를 통해 사업이 원만히 추진되길 기대한다. 필요시 시공사 재신임 투표까지 수용할 생각이나 현대엔지니어링과의 재투표는 반대한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의 재투표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양사의 감정싸움이 격화되면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조합원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고척4구역 재개발은 4만2207㎡ 부지에 지하 5층~지상 25층, 10개 동, 983가구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총공사비는 1964억원(VAT 제외)이다. 전체 가구 중 조합원분과 임대주택을 제외한 569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으로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억 고척4구역 재개발, 대우vs현대ENG ‘암투’

조합 총회 시공사 선정 결과 놓고 이견…사업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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